화성 탐사로버 퍼시비런스가 지난 18일 화성 땅에 착륙하는 장면을 담은 컬러 동영상이 공개됐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또 퍼시비런스에 탑재된 마이크가 이 과정을 처음으로 소리로 녹음해 보내왔다고 밝혔다.
나사가 22일 공개한 이 영상에는 퍼시비런스가 화성 대기에 진입, 하강, 착륙(EDL)하는 3단계 과정이 3분여에 걸쳐 생생하게 담겨 있다.
고도 11km에서 낙하산이 펼쳐지는 장면을 시작으로 열 차폐막이 떨어져 나가는 장면, 고도를 낮추면서 실시간으로 지형을 분석해 착륙지를 조정하는 모습, 먼지를 일으키며 착지하는 순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선명한 컬러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카메라의 앵글이 위로, 아래로 전개되며 마치 영화같은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스티브 유지크 나사 국장대행은 "화성 착륙을 어떻게 하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이 이상 보여줄 게 없다"며 "퍼시비런스는 이제 막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미 우주탐사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을 우리한테 제공했다"고 말했다.
고도 11km 상공에서 낙하산이 펼쳐지는 모습을 퍼시비런스에서 촬영한 장면.
_______ 고도 11km 지점부터 카메라가 위로, 아래로
이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4czjS9h4Fpg&feature=emb_logo)이 시작되는 지점은 퍼시비런스가 시속 2만100km의 속도로 화성 상층 대기권에 진입한 지 230초 후다. 화성의 착륙 과정을 뜻하는 `공포의 7분' 3단계 과정 가운데 첫 단계를 지난 시점이다. 1300도의 뜨거운 열을 견뎌낸 퍼시비런스가 너비 21.5미터의 낙하산을 펼치는 것과 동시에 그 안에 있던 카메라의 시야가 터지며 촬영을 시작한다. 카메라는 임무를 마치고 떨어져 나가는 열 차폐막도 앵글에 담았다.
고도 20미터에서 하강선이 줄을 내려뜨려 퍼시비런스를 착륙시키는 장면(왼쪽)과 역추진 엔진에 의해 먼지바람이 일고 있는 모습. 퍼시비런스의 카메라가 동시에 위와 아래 쪽을 향하면서 찍은 영상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수석엔지니어 데이브 그루엘은 이번에 처음으로 소리까지 녹음한 이유에 대해, 시각 장애가 있는 우주 애호가들에게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화성 정찰궤도선(MRO)에서 촬영한 퍼시비런스 착륙지역. 노란색 동그라미 안의 물체는 왼쪽부터 하강선, 퍼시비런스, 열 차폐막이다. 나사 제공
나사는 이와 함께 퍼시비런스 좌우 양쪽에 탑재된 내비게이션 카메라로 촬영한 첫번째 화성 파노라마 사진(맨위)을 공개했다. 퍼시비런스는 현재 시스템과 기기에 대한 광범위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나사는 퍼시비런스의 7가지 장비 중 5개의 상태를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메다(MEDA, 화성 환경 역학 분석기)로 첫번째 기상 관측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어 앞으로 며칠 안에 마스트캠제트 카메라로 예제로 충돌분지의 360도 파노라마 사진을 촬영할 계획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