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건물 총량 추정 결과
해수면 상승 위험에 지반침하 위험까지 겹쳐
해수면 상승 위험에 지반침하 위험까지 겹쳐
샌프란시스코 전경. 픽사베이
세계의 도시 인구 증가율 추이와 전망. 왼쪽 그래프는 샌프란시스코 인구수 변화, 오른쪽 그래프는 세계 도시 인구 비중 추이. AGU어드밴시스
건물 무게만으로도 지반 80㎜ 침하 가능성 그는 96만5천여동에 이르는 도시의 모든 건물 목록을 기본 자료로 건물 높이, 바닥 면적과 미국토목공학회의 설계 하중 기준 등을 고려해 도시의 총 중량을 계산했다. 이렇게 해서 나온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광역도시권)의 무게는 약 1조6천억㎏(16억톤)이다. 이는 보잉 747 여객기 870만대, 또는 코끼리 2억5천만마리의 무게에 해당한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이는 도심 지역이 자리하고 있는 암석권을 휘게 할 뿐더러 더 나아가 지각을 구성하는 단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더욱이 이는 샌프란시스코 광역 도시권 775만 인구와 도로나 교량 같은 운송 인프라, 차량 등 건물 이외의 요소는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그는 “계산 결과는 보수적인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산 수치에 이 지역의 지각 구조 특성을 반영해 본 결과, 향후 샌프란시스코의 지반이 80㎜(3.1인치)까지 내려앉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해안가에 있는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 아래의 퇴적물과 대수층은 이미 해마다 4㎜씩 쪼그라들고 있다. 이 공항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무거운 건물이다. 2009년 완공된 400가구 규모의 58층 주상복합아파트 밀레니엄 타워는 2016년 지반이 40㎝ 가라앉은 것이 발견돼, 지난해 말 이를 막기 위한 1억달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파슨스 연구원은 “다른 주요 도시에서도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도시의 무게는 지금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앞으로 해수면 상승과 맞물릴 경우 도시의 침수 위험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픽사베이
대륙 경계선 해안지대, 도시화 빠른 개도국 더 취약 도시의 무게 증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경우 인구가 1860년 10만명에서 지금의 700만명대로 늘어나기까지 160년이 흘렀다. 따라서 지각에 미치는 영향도 서서히 커진다. 문제는 지각은 한 번 변형되면 복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대륙의 안쪽은 상대적으로 암석권이 두텁고 단단하지만 샌프란시스코처럼 지각운동이 활발한 대륙 경계 지역에서는 인위적으로 늘어나는 도시의 무게가 지반에 끼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아직까지 도시의 무게가 지반 침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리 큰 것은 아니다. 지하수 추출, 지하자원 개발, 지진에 의한 지각판 이동 등 전통적 요인들의 영향력이 훨씬 더 크다. 하지만 도시화 속도가 빠른 개발도상국에선 인위적 무게 증가가 더 빨리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구 1400만인 나이지리아의 항만도시 라고스는 향후 30년 안에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층이 단단하지 않아 연간 2~87㎜의 속도로 가라앉는 마당에, 무거운 구조물이 건설된 해안지역에선 이미 지반이 더 빠른 속도로 침하하고 있다고 파슨스 연구원은 밝혔다. 이번 연구는 몇가지 가정을 토대로 모델링한 것이지만 앞으로 지형의 변화, 해수면 상승 위험을 분석할 때 도시의 무게를 또다른 변수로 고려해야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이미 지반 침하 위협을 받고 있는 도시에서는 도시 인공물 무게의 영향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인구 이동 방향의 대부분이 대륙 내부에서 해안 쪽을 향하고 있는 것도 위험을 더할 수 있는 요소다. 해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 침식, 홍수에 훨씬 취약하다. 전 세계 인구의 37%가 해안에서 100㎞ 이내에 살고 있다. 그는 “도시의 무게가 끼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미미하지만 인구 유입에 따른 개발이 계속되면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