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지구외 천체서 첫 동력 비행 성공
이륙 뒤 고도 3미터까지 상승 후 착륙
이륙 뒤 고도 3미터까지 상승 후 착륙
화성에서 이륙한 헬리콥터 인지뉴이티. 나사 티브이 화면 갈무리
인지뉴이티의 비행 고도 그래프. 지상 3미터까지 올라갔음을 알 수 있다. 나사 티브이 화면 갈무리
지구보다 날개 몇배 더 빨리 돌려야 이륙 인지뉴이티는 애초 지난 12일 첫 비행할 예정이었으나 9일 실시한 시운전에서 비행명령 신호작동 시스템(워치독 타이머) 오류로 비행모드로 전환되지 않아 비행 일정을 14일 이후로 늦췄다. 나사는 이후 명령 시스템에서 몇가지 명령을 추가해 비행모드 전환 시기를 조정한 뒤 지난 16일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높이 0.5미터, 회전날개 길이 1.2미터인 인지뉴이티는 무게가 1.8kg에 불과한 초소형 헬기다. 그러나 무게가 가볍더라도 공기가 희박한 화성 대기에서는 날기가 어렵다. 화성 중력은 지구의 3분의1로 낮지만 대기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해 공기의 힘으로 양력(물체를 띄우는 힘)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화성에서 비행하려면 지구에서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날개를 돌려야 양력이 만들어진다. 인지뉴이티는 상하로 배치된 두 날개가 서로 엇갈린 방향으로 1분에 2537회씩 회전하도록 설정돼 있다. 초당 40회꼴이다. 이는 지구의 헬리콥터 날개보다 5배 빠른 속도다. 퍼시비런스가 보내온 사진과 데이터 화면을 보면 인지뉴이티는 계획대로 지상 3미터까지 상승했다가 내려왔다. 스티브 주르치크 나사 국장대행은 "1950년대 엑스15(X-15) 비행기는 우주왕복선의 길잡이가 됐고, 1997년 마스패스파인더와 소저너는 이후 3대의 화성 탐사 로머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며 "인지뉴이티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오늘의 성과는 적어도 화성에서 하늘은 한계가 아닐 수 있음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이륙한 인지뉴이티가 땅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를 찍은 사진. 나사 제공
4차례 더 시험비행...고도 5미터로 높여 나사는 앞으로 30일 안에 고도 5미터, 왕복 선회비행 300미터를 목표로 4차례 더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나사 제트추진연구소의 헬리콥터운영팀은 3일간 첫 비행 자료들을 분석한 뒤 이르면 22일 두번째 시험비행을 시도할 계획이다. 나사는 인지뉴이티 비행이 성공하면 앞으로 화성에서 드론을 이용한 탐사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드론을 이용하면 지금의 로버가 가지 못하는 높은 지대나 험지를 포함해 훨씬 더 넓은 지역을 자유롭게 탐사할 수 있다. 현재 화성에서 활동 중인 탐사로버 큐리오시티가 이동한 거리는 지난 9년 동안 25km다. 앞서 2월18일 화성 예제로 충돌구의 삼각주 평원에 도착한 인지뉴이티는 4월3일 퍼시비런스에서 분리된 뒤 비행을 준비해 왔다. 현재 퍼시비런스 주변의 최고기온은 영하 22도, 최저기온은 영하 83도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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