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제우주정거장 운영 시한 임박
중, 이달 독자적 건설 시작…2년후 완성
러시아도 추진…미국은 민간기업들 나서
중, 이달 독자적 건설 시작…2년후 완성
러시아도 추진…미국은 민간기업들 나서
![2000년 이후 하루의 공백 기간도 없이 우주비행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위키미디어 코먼스 2000년 이후 하루의 공백 기간도 없이 우주비행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위키미디어 코먼스](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510/imgdb/original/2021/0422/20210422501225.jpg)
2000년 이후 하루의 공백 기간도 없이 우주비행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 위키미디어 코먼스
![1998년 가장 먼저 배치된 국제우주정거장의 소련 모듈 ‘자랴’. 위키미디어 코먼스 1998년 가장 먼저 배치된 국제우주정거장의 소련 모듈 ‘자랴’. 위키미디어 코먼스](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538/imgdb/original/2021/0422/20210422501227.jpg)
1998년 가장 먼저 배치된 국제우주정거장의 소련 모듈 ‘자랴’. 위키미디어 코먼스
러, 국제우주정거장 철수 검토…새 모듈 제작 돌입 러시아는 이와 별도로 새로운 우주정거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국장은 이미 새로운 우주정거장의 첫번째 모듈 제작이 시작됐으며 2025년 초 궤도에 올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추진하는 우주정거장은 4명이 거주할 수 있는 모듈을 포함해 모두 5개 모듈로 구성된다. 민간인 방문객을 위해 2개의 대형 전망창과 와이파이도 제공할 계획이다. 러시아는 우주정거장 건설에 60억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한다. 이 정거장은 1986년부터 2001년까지 운영했던 미르를 기반으로 한다. 로고진 국장은 "최종 결정은 가동 시한이 지난 우주정거장 모듈들의 기술적 점검 결과와 러시아 자체 정거장 구축 계획에 따라 내려질 것"이라며 "새로운 우주정거장이 작동할 때까지는 러시아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사이언스 매거진' 등은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 주도로 1998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국제우주정거장은 현재 16개 모듈(미국 9, 러시아 4, 일본 2, 유럽 1)로 구성돼 있다. 일본, 유럽 등 14개국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구축 비용으로 1500억달러가 들었으며, 현재 연간 운영비는 40억달러에 이른다.
![중국이 구축할 우주정거장. T자형 3개 모듈로 구성돼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중국이 구축할 우주정거장. T자형 3개 모듈로 구성돼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645/imgdb/original/2021/0422/20210422501228.jpg)
중국이 구축할 우주정거장. T자형 3개 모듈로 구성돼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중, 3개 모듈로 구성...3인이 최장 6개월 체류 중국은 곧 독자적 우주정거장 (CSS) 건설을 시작한다. 오는 29일 핵심 모듈인 톈허(天和, 하늘의 조화라는 뜻)가 하이난섬 원창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5B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길이 18미터, 무게 24톤에 이르는 이 모듈은 3명의 우주비행사가 최장 6개월간 머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중국은 2년 안에 2개의 실험실 모듈을 더 발사해 총 3개의 모듈로 우주정거장을 완성한다. 그 사이에 각각 네 차례씩 화물우주선 톈저우, 유인우주선 선저우를 우주정거장에 보내 우주정거장 구축과 운영에 필요한 작업을 진행한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우주정거장 프로젝트에 참여할 18명의 우주 비행사를 선발했다. 완성된 우주정거장은 티(T)자 모양으로 현재 국제우주정거장과 비교해 크기는 3분의 1, 무게는 5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은 이미 러시아, 벨기에, 케냐, 일본,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해 17개국과 중국 우주정거장에서 과학실험을 하기로 합의했다. 2024년에는 우주정거장에 지름 2미터짜리 우주망원경(CSST)도 부착할 계획이다.
![2020년대 중반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될 액시엄 스페이스의 모듈 상상도.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2020년대 중반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될 액시엄 스페이스의 모듈 상상도.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451/imgdb/original/2021/0422/20210422501224.jpg)
2020년대 중반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될 액시엄 스페이스의 모듈 상상도.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미, 우주정거장은 기업에 맡기고 심우주 탐사 집중 미국은 2020년대 말까지 국제우주정거장 운영 시한을 늦춘다는 기본 방침과는 별도로 그 이후를 대비해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만성적인 예산 부족을 호소하는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우주정거장 건설과 운영은 민간 부문에 넘기고 대신 달, 화성 같은 심우주 탐사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나사는 우선 민간저궤도개발(CLD)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기업들과 민간 우주정거장의 초기 개념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기로 했다. 이를 위해 나사는 3월 말 민간 우주정거장의 개발 기준을 제시했다. 요체는 2명의 우주비행사가 상주하면서 연간 약 200회의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사는 5월까지 상세한 설계 기준을 제시한 뒤, 올해 말 최대 4개 업체를 선정해 최대 4억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어 2025년에는 예비설계 검토까지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CNS)의 팽창식 모듈로 된 우주정거장 상상도. 오른쪽은 우주왕복선 드림체이서. CNS 제공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CNS)의 팽창식 모듈로 된 우주정거장 상상도. 오른쪽은 우주왕복선 드림체이서. CNS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600/500/imgdb/original/2021/0422/20210422501220.jpg)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CNS)의 팽창식 모듈로 된 우주정거장 상상도. 오른쪽은 우주왕복선 드림체이서. CNS 제공
미 2개 업체, 민간 우주정거장 청사진 발표 이미 두 회사가 우주정거장 청사진을 내놨다. 시에라 네바다 코퍼레이션(Sierra Nevada Corporation)은 7년 안에 팽창식 모듈이 있는 민간 우주정거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라이프'(LIFE=Large Inflatable Fabric Environment)라는 이름의 이 팽창식 모듈 정거장에는 수면 공간, 실험실, 우주경작 시설이 들어서며 크기는 3층 건물 정도라고 이 회사는 밝혔다. 팽창식 모듈 정거장의 특징은 한 번의 발사로 구축을 완료한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2022년부터 우주왕복선 `드림체이서'로 우주정거장에 7차례 화물 운송을 하기로 나사와 계약을 맺은 상태다. 또 다른 회사 액시엄 스페이스(Axiom Space)는 2024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에 첫 민간 모듈을 설치한 뒤,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이 은퇴하면 이 모듈을 기반으로 자체 우주정거장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액시엄은 지난해 나사와 5년(2년 추가 가능) 안에 모듈을 설치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나사의 국제우주정거장 프로그램 관리자 출신인 마이클 서프레디니 등이 2016년에 설립한 회사다.
![액시엄 스페이스의 민간 우주정거장 내 거주 공간.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액시엄 스페이스의 민간 우주정거장 내 거주 공간.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770/525/imgdb/original/2021/0422/20210422501223.jpg)
액시엄 스페이스의 민간 우주정거장 내 거주 공간. 액시엄 스페이스 제공
국제우주정거장과 민간 정거장 중복시기 거칠 듯 나사는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공백 기간 없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자연스럽게 이행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필 매컬리스터(Phil McAlister) 나사 민간우주비행개발담당 이사는 "우리는 하루 아침에 불을 끄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점차 지구 저궤도 활동을 늘리면서 국제우주정거장 활동은 줄이는 `겹치기' 기간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사는 스페이스엑스의 유인우주선 개발을 지원해 국제우주정거장 왕복에 성공하는 등 민-관 협력에서 이미 큰 성과를 보고 있다. 그러나 우주정거장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은 우주를 왕복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임무다. 따라서 나사의 희망대로 국제우주정거장이 작동을 멈추기 전에 민간 우주정거장 구축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애리조나주립대의 그레그 오트리 교수(우주정책)는 "러시아 같은 소중한 파트너를 잃는 것은 불행한 일이지만 미국은 독자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을 유지할 수도 있다"며 "다만 새로운 민간 우주정거장을 전면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는 국제우주정거장의 가치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자·민간 우주정거장의 등장은 인류의 우주개발과 탐사에서 활동의 중심축이 협력에서 경쟁으로 전환한다는 걸 뜻한다. 이는 우주기지 주도권을 둘러싼 주요국간의 치열한 신경전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러시아우주비행사협회의 일원인 안드레이 이오닌은 `사이언스 매거진' 인터뷰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의 가장 큰 성과는 기술이 아니라 국가간 협력"이라며 “새로운 우주정거장 건설은 전진이 아닌 후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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