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개발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을 1년 동안 운용한 결과 아직은 예측 성능이 기존 영국 모델에 뒤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독자기술로 세계 9번째로 개발해 지난 1년 동안 실제 예보에 활용해온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의 성능이 아직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영국 모델에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태풍 강도와 폭염 등 일부 기상현상에 대해서는 기존 모델보다 더 정확하게 예측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6일 “2019년 10년 동안의 연구개발로 완성한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지난해 4월부터 기상 예보에 1년 동안 활용한 결과 ‘5일 예측정확도’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영국 모델(UM) 대비 97.8점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현재 독자적인 수치예보모델을 보유한 국가는 독일, 러시아, 미국, 영국, 일본, 중국, 캐나다, 프랑스와 우리나라 등이다. 국제적으로 각 모델의 객관적 평가에는 ‘북반구 500헥토파스칼 지위고도 5일 예측정확도’(ACC)를 사용한다.
또다른 평가지표인 ‘북반구 500헥토파스칼 지위고도 5일 예측 오차’(RMSE)에서도 한국 모델은 일본 모델(GSM)과는 비슷하지만 미국(GFS)과 영국(UM) 모델에는 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한국 모델은 태풍 강도와 폭염 등 일부 기상 현상에 대한 예보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우수한 예측력을 보였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잇따라 영향을 끼쳤던 제8호 태풍 바비, 제9호 마이삭, 제10호 하이선의 경우 예측 진로와 실제 경로의 오차가 바비와 하이선은 영국 모델이, 마이삭은 한국 모델이 더 작았다. 반면 태풍 강도 예측은 3개 태풍 모두에서 한국 모델이 우수했다.
강수 예측은 영국 모델이 강수 정확도(ACC)에서 한국 모델보다 경미하게 앞선 데 비해, 한국 모델은 강수 맞힘률(POD)에서 영국 모델보다 훨씬 뛰어났다. 강수 정확도는 비가 온다고 예보했는데 왔을 경우와 비가 안 온다고 예보했는데 안 온 경우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강수 맞힘률은 비가 온다고 예보했을 때에 한해 맞혔는지만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30도 이상 폭염 예측에서는 한국 모델이 영국 모델에 비해 성적이 나았다.
권영철 기상청 수치모델링센터장은 “1년 동안 한국형수치예보모델을 기상예보 현업에서 운용하는 과정에 5% 정도 성능을 개선했지만 아직 향상시켜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 한국형수치예보모델 단독 사용이 예정돼 있는 내년말까지 계속 보완 작업을 통해 예측 성능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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