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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완행’ 다누리호…아폴로11호 사흘 거리를 넉달 걸쳐 가는 이유

등록 2022-06-06 15:00수정 2022-08-19 15:37

미국으로 옮겨 발사할 한국 첫 달 탐사선 ‘다누리호’ 공개
12월31일 달궤도 도달…문답으로 풀어본 궁금증 풀이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은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달까지 돌아가는 경로를 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은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달까지 돌아가는 경로를 택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의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이송 전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지난 3일 언론에 공개됐다.

다누리호는 특수 제작된 컨테이너에 실려 오는 7월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네버럴 우주군기지로 옮겨진 뒤, 8월3일 아침 8시20분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넉 달 반 뒤인 12월31일 달 고도 100㎞ 궤도에 진입해, 6개의 탑재체를 이용해 일년 동안 과학 연구 임무를 수행한다. 국내 최초의 달 탐사선인 다누리호에 대해 문답식으로 알아봤다.

—50여년 전 달에 착륙한 아폴로11호는 사흘만에 달에 도착했습니다. 다누리호가 달 궤도에 도착하는 데 넉 달이 넘게 걸린다고요? 왜 이리 오래 걸리나요?

달에 가는 항로는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달까지 ‘직진’하는 직접전이궤도, 지구 궤도를 돌면서 고도를 차츰 높여 달 궤도에 진입하는 위상전이궤도, 그리고 비엘티(BLT)궤도 입니다. 이번에 다누리호가 택한 경로는 세 번째인 비엘티 궤도입니다. 이 궤도는 지구와 태양 등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에너지를 최소화해요. 말하자면 천체의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해 돌아가는 거죠. 다누리호는 지구 중력을 이용해 돌다가 달 궤도를 지나쳐 최대 156만㎞ 지점까지 갔다가 다시 달 궤도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마치 리본 모양으로 빙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넉 달 반이 걸립니다. 직접전이궤도, 위상전이궤도보다 비행시간이 최대 두 달 이상 더 걸리지만, 연료 소모량은 25%가량 아낄 수 있어요.”

—굳이 이 방식을 택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자주 사용된 위상전이궤도로 가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섀도캠’이라고 불리는 음영 카메라를 다누리호에 탑재하자고 요청했어요. 다누리호는 개발 과정에서 무게가 550kg에서 678kg으로 늘었거든요. 섀도캠도 10kg이고요. 그래서 연료를 아껴 작동 수명을 늘리기 위해서 돌아가는 항로를 택했어요. 섀도캠은 태양 빛이 닿지 않아 우리가 볼 수 없었던 달의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요.”

오는 8월 발사를 앞둔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오는 8월 발사를 앞둔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최종 점검을 받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미국 장비를 태우느라 돌아간다니, 좀 억울한데요?

“꼭 그런 건 아니에요. 미 항공우주국은 우리에게 다누리호와 교신할 수 있는 위성 데이터를 제공해요. 게다가 섀도캠은 꽤나 큰 과학적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어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관계자는 3일 언론에 다누리호를 공개한 자리에서 ‘한국과 선진국의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협력’이라며 ‘나사와 협력을 통해 심우주 탐사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죠. 심우주는 달 밖의 먼 우주를 뜻해요. 한국으로선 이번에 가장 먼 우주에 가게 되는 거랍니다.”

—발사체는 무엇을 쓰나요?

“일론 머스크의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만든 ‘팰컨9’에 실려 우주로 떠나요. 팰컨9는 재활용 로켓으로 유명하죠. 이미 다섯 번이나 인공위성 등을 쏘아 올린 뒤 돌아왔고, 이번에 6번째 임무로 다누리호 발사를 부여받았어요. 모두 15번 정도 쓸 수 있다 하니, 아직 늙지는 않았네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싣고 간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아직 결정된 건 아니에요. 지난 4월 기자단과 문답 과정에서 밝힌 아이디어인데, 담당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방탄소년단 기획사 쪽과 음원 저작권과 수락 여부 등에 대해 협의해야 합니다. 음원을 가져가는 이유는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연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누리호에는 우주인터넷 탑재체(DTN)가 실렸는데, 우주에서 지구로 음악을 전송하는 실험을 해보는 거죠.”

―영화에서 보면, 나사의 중앙통제센터가 있잖아요. 다누리호에도 그런 통제센터가 있나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임무운영센터’가 그 역할을 맡아요. 백업 요원을 포함해 60명이 일할 거예요. 다누리호의 궤적 수정 기동, 궤도 진입 기동 같은 다누리호의 ‘운항’을 담당하게 되는 거죠.”

미국의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달 착륙선으로 사용될 예정인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쉽’의 구상도. 재사용이 가능한 달 탐사 우주선이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미국의 달 탐사 ‘아르테미스 계획’에서 달 착륙선으로 사용될 예정인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쉽’의 구상도. 재사용이 가능한 달 탐사 우주선이다. 미 항공우주국 제공
―미국의 유인 우주선인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50년이 넘었는데요. 왜 이제서야 달 탐사에 뛰어든 거죠?

“이번에 한국이 성공하면, 한국은 달에 도착한 7번째 국가가 되죠. 최근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일본 등 달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어요. 2013년 중국은 미국과 옛소련에 이어 달 착륙에 성공한 이래 달 탐사에 매진하고 있어요. 미국은 초대형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하고 있죠. 이렇게 달 탐사를 하는 이유는, 첫째, 달에 헬륨 3과 우라늄 등 자원이 매장돼 있기 때문이에요. 둘째는 달 탐사가 심우주 탐사를 위해 거쳐 가는 징검다리로 보기 때문이죠. 화성을 가려면 달 정도는 거뜬히 왔다 갔다 해야 하지 않겠어요?”

―임무를 끝내면 다누리호는 어떻게 되는 거죠?

“달 궤도에 진입한 다누리호는 고도 100㎞에서 달을 돌면서, 6개의 탑재체로 과학 임무를 수행하죠. 달 한 바퀴를 도는데 약 2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해요. (달에 착륙하는 건 아니에요) 이렇게 하루 12번 달을 돌면서 일 년 동안 임무를 수행하는데, 연료가 바닥나지 않으면 추가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고 하네요.”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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