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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입자물리 발자취

등록 2005-01-09 17:32수정 2005-01-09 17:32

70년대 가속기 대형화로 급진전

‘입자’와 ‘가속’ ‘충돌’은 만물의 기본 입자와 힘을 탐색하는 입자물리학자들이 가장 즐겨 쓰는 말이다. 전자(-)나 양성자(+) 등 전하를 띤 ‘입자’에 강력한 자기장을 걸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매우 높은 운동에너지를 지니게 한 뒤 ‘충돌’ 때 생성되는 새로운 에너지와 입자를 정밀하게 검출하는 것은 연구의 고유한 방법이 됐다.

고에너지 충돌 때엔 먼 옛날 초기 우주의 고에너지 상태에서만 존재했던 더 작은 입자들이 찰나 동안 생성되기 때문에, 기본 입자와 힘을 찾으려면 더욱 더 높은 에너지의 대규모 가속 장치가 필요하다. 김선기 서울대 교수(물리학)는 “가속 충돌하는 입자의 에너지가 높을수록 초기 우주의 고에너지 상태를 비슷하게 재현하는 셈”이라며 “이런 점에서 입자가속기는 ‘초기 우주의 축소판’으로도 여겨진다”고 말했다. 입자가속기 충돌실험에서 어떤 입자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빅뱅 직후 초고온·고밀도의 초기 우주에도 존재했을 것이라고 충분히 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쿼크·렘톤, 실험 통해 증명
힉스·초대칭입자 최대과제

고에너지 입자는 현대과학이 만든 입자가속기에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다. 별의 최후인 초신성 폭발이나 강력한 에너지를 지닌 블랙홀에서 날아오는 입자는 지상에서 만들어진 가속 입자보다 훨씬 높은 에너지를 지녀, 초신성·블랙홀은 ‘우주의 가속기’라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는 수가 적어 검출이 쉽지 않다.

입자가속기는 2차 대전 이후 냉전시대에 급속히 발전했다. 특히 1970년대 미국과 소련의 입자가속기 대형화 경쟁은 입자물리학에 큰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박일흥 이화여대 교수(물리학)는 “물질의 근원에 관한 혁신적 사고를 가져다준 쿼크와 렙톤이 실험으로 증명된 것이 대부분 70년대였다”고 말한다.

현대 입자물리학은 여전히 다 풀지 못한 수수께끼를 안고 있다. 박 교수는 “입자에 질량을 부여하는 ‘힉스’ 입자와, 우주 만물의 네 가지 힘 가운데 중력을 뺀 나머지(강력·약력·전자기력)를 통합하는 통일이론의 증거인 ‘초대칭’ 입자를 찾는 일 등이 앞으로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미국 페르미연구소,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독일 데이지가속기에 있는 테라(1조) 전자볼트(eV)급의 입자가속기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보다 7배 이상 에너지를 높인 거대가속기(LHC)가 유럽입자물리연구소에 의해 건설되고 있다. 국내 물리학자들도 국제공동의 입자충돌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일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오철우 기자 cheol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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