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대덕연구단지 안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연구원들이 대용량 선형 양성자가속기 본체를 제작하고 있다.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 제공
세계 세번째…전력반도체·나노입자 산업에 활용
대형병원에서 암치료에 쓰는 사이클로트론(양성자 등의 가속장치) 1000개와 맞먹는 대용량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세계에서 세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됐다.
교육과학기술부의 21세기프론티어사업단인 ‘양성자기반공학기술개발사업단’(단장 최병호)은 19일 “2002년부터 8년에 걸친 연구개발 끝에 1초당 10경(1경은 1만조)개의 양성자를 생산할 수 있는 가속장치 본체를 제작했다”며 “경북 경주시 건천읍에 건설 중인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에 내년 말까지 설치를 끝내고 2013년부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속기는 원자와 같은 입자나 양성자·중성자·전자 등 소립자를 가속시켜 분자나 세포 안처럼 미시세계를 관찰하거나 조작하는 데 사용하는 장치다. 국내에는 포항 방사광가속기가 있으며, 부산 동남권의학원에 중입자가속기가 건설 중이다. 입지 선정 논란이 일고 있는 과학비즈니스벨트에는 중이온가속기 건설이 예정돼 있다. 사업단이 개발한 양성자가속기는 수소 원자 핵에서 떼어낸 양성자를 가속장치를 통해 빛 속도의 43%에 해당하는 초속 13만㎞까지 가속할 수 있는 장치다. 양성자 발생 용량으로는 미국·일본에 이어 세번째로 크다.
사업단의 조용섭 가속기개발부장은 “방사광가속기가 미시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눈이라면 양성자·중입자·중이온가속기는 미립자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손이라 할 수 있다”며 “이번에 개발한 가속기에서 생산되는 양성자는 기초과학 연구뿐 아니라 전력반도체와 나노입자, 방사성동위원소 양산 등의 산업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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