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준 교수, ‘지베렐린’ 신호전달 과정 규명
벼가 웃자라는 키다리병의 연구 과정에서 발견된 ‘지베렐린’은 식물 생장조절제로 널리 쓰이고 있다. 포도가 꽃을 피운 지 2주 뒤에 지베렐린을 처리해주면 씨 없는 포도가 생산된다. ‘녹색혁명’을 일으킨 다수확 신품종 작물들은 대다수가 지베렐린 생합성에 이상이 생긴 변종들이다. 임준 건국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타이핑선 미국 듀크대 교수 연구팀은 이 지베렐린이 세포 안에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조절하는 유전자들의 상호작용 과정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은 애기장대를 이용해 녹색혁명유전자로 알려져 있는 ‘DELLA’와 전사조절인자인 ‘SCL3’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지베렐린이 세포 안에서 항상 일정 수준을 유지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뿌리의 생장이 조절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애기장대 뿌리에 SCL3 유전자가 없으면 뿌리 생육과 세포 신장이 아주 부진해지는 반면 과발현하면 사흘 만에도 뿌리가 자란 모양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생육이 촉진됐다.
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지베렐린의 항상성 유지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얻었다”며 “뿌리생장을 개량한 신품종 개발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한 논문 2편을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 18일치 온라인판에 한꺼번에 실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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