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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바닷속 먹이사슬 ‘비밀’ 풀리나

등록 2011-05-10 19:43수정 2011-05-10 21:32

윤환수 교수
윤환수 교수
윤환수 교수팀, 플랑크톤 게놈 세계 첫 해독
섭식생물 등 확인…“신약개발 연구 등 도움”
먹이사슬에서 맨 앞에 위치한 플랑크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윤환수(42·사진)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은 10일 해양 플랑크톤의 전체 유전체(게놈)를 ‘단일세포 유전체 분석’이라는 새로운 분석기술로 처음 해독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잡지 <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렸다.

플랑크톤은 운동력이 거의 없이 물에 떠다니는 생물이라 하여 그리스어로 ‘방랑자’라는 뜻의 이름이 붙었다. 작은 것은 몇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에서부터 해파리처럼 1미터가 넘는 것도 있다. 해양 플랑크톤의 10%만이 학계에 보고될 정도로 아직 미답의 세계로 남아 있다.

연구팀은 2007년에 처음 발견된 ‘피코빌리파이트’라는 미세플랑크톤의 세포 3개를 골라내어 전체 유전체를 해독해냈다. 바닷물을 한 컵 뜨면 그 안에는 수백만개의 플랑크톤 세포가 담겨 있다. 연구팀은 ‘형광이용세포분류기’(FACS)라는 기기로 한개 한개의 세포를 잡아냈다. 이 하나의 세포에서 유전체를 증폭해 새로운 유전체 해독방법으로 전체 게놈을 해독했다. 보통 사람의 유전자 검사를 하거나 유전체 분석을 할 때는 혈액 안에 있는 수만개의 세포를 사용한다. 세포 단위로 유전체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핵생물(세포핵에 막이 있는 생물)의 게놈을 분석하기는 이번 연구팀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원핵생물(핵물질에 막이 없는 생물)인 박테리아 분석에만 적용돼왔다. 원핵생물은 게놈 크기가 100분의 1밖에 안 돼 분리가 쉽다. 진핵생물 분석에는 비용이 세포 1개당 1100만~1300만원이 든다는 점도 연구의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이 유전체 분석을 하면서 발견한 또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 유전체에 다른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유전체가 들어 있었다는 점이다. 플랑크톤 세포들은 먹이를 섭취한 뒤 사람의 위처럼 소화를 담당하는 세포소기관인 ‘식포’ 안에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유전체들을 담아 놓고 소화를 시킨다. 한 세포에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바이러스 디엔에이가 잔뜩 들어 있었고, 나머지 두개의 세포에는 각기 다른 박테리아들이 여럿 들어 있었다. 사람이 밥과 갖가지 반찬을 먹듯이 플랑크톤도 다양한 섭식을 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이는 생태계 안의 먹이순환을 분석하는 연구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플랑크톤 세포의 유전체에 살모넬라 유전체가 얼마나 포함됐는지 모니터링을 하면 식중독 경보를 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윤환수 교수는 “피코빌리파이트 유전체에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들이 많이 들어 있어 대체에너지 개발이나 신약 개발에 필요한 유전자들을 발견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육상 생물에 집중돼온 유용 유전자 발굴 연구를 기회가 많은 해양생물 쪽으로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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