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장을 나흘 앞두고 ‘바다와 인류의 공존’을 희구하는 ‘빅오 쇼’ 리허설이 펼쳐지고 있다. 여수/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아이맥스 20배 ‘환상극장’…여수 밤바다 ‘과학의 선물’
조수간만차 극복 ‘해상분수’·특허 기술 원형탑 ‘디오’…
물·불·빛 어우러져 ‘숨쉬는 바다’ 명품 해상공연 연출
조수간만차 극복 ‘해상분수’·특허 기술 원형탑 ‘디오’…
물·불·빛 어우러져 ‘숨쉬는 바다’ 명품 해상공연 연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서 매일 밤 물과 불, 빛이 어우러진 환상의 영상을 연출하는 ‘빅오’ 쇼는 박람회의 상징물이 돼 가고 있다. 쇼는 여수 소녀 ‘하나’가 바닷속에 들어가 오염되고 훼손된 모습을 보고 슬퍼하다가 바다의 영혼에 의해 아름답게 숨쉬는 바다를 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쇼는 커다란 원형타워 ‘디오’와 해상분수대·주제관 등 소품들에 숨겨 있는 각종 과학기술의 총화가 빚어내는 걸작이다.
■ 7800㎡의 대형 스크린 환상적인 공연은 가로 120m, 세로 65m의 공중 스크린에서 펼쳐진다. 서울 63빌딩 아이맥스 스크린의 20배 가까이 되는 대형 극장인 셈이다. 무대의 중심에는 여수박람회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디오’가 있다. 47m 높이에 지름 35m의 원형탑 디오는 콘크리트 받침대(포디움) 위에 철제 구조가 결합된 형태다. 설치팀은 애초 포디움을 만들어 옮기려 했지만 수심이 얕아 바지선이 들어올 수 없었다. 건설사(현대건설)는 독특한 공법을 궁리해냈다. 우선 바닥에 24개의 파일을 박고 브래킷(지지대)을 설치한 뒤 그 위에 포디움을 만들어 유압잭(무거운 것을 수직으로 들어올리고 내리는 데 쓰이는 도구)으로 천천히 내려놓았다. 새로 탄생한 해양구조물 설치공법은 ‘헤비 리프팅’이라는 이름으로 특허등록됐다. 디오는 6개 조각으로 나누어 운반한 뒤 조립했다. 포디움에는 디오에 설치된 58개의 무빙라이트(조명), 24개의 워터제트(초고압·초고속 물 분사장치), 연무 발생기, 24개의 화염방사장치, 워터커튼 등을 조작하기 위한 각종 장비들이 설치돼 있다.
분수에 쓰이는 워터제트는 아래에서 위로 쏘게 돼 있지만 디오에 설치된 워터제트들은 옆으로 뉘어 있어 수시로 틀어진 영점을 맞춰야 한다. 애초 수입제품을 쓰려 했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아 국내 업체(플러스 파운틴)가 직접 제작했다. 화염은 특수 인화성 물질로 발화점이 높은 ‘아이소파’에 수만볼트를 방전시켜 발생시킨다. 방전에 쓰이는 아크도 국내 회사(한솔에스이엠)가 개발했다.
설치팀을 괴롭힌 또하나의 시설물은 해상분수였다. 여수 앞바다의 조수간만 차는 3.7m나 된다. 길이 120m, 너비 30m에 3개 열로 이뤄진 분수의 노즐들은 높이와 각도가 일정해야 한다. 65m까지 상공으로 치솟는 물줄기의 하중과 바닷바람도 견뎌야 한다. 모든 악조건들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플로팅 플랫폼’, 말 그대로 떠 있는 분수대다. 물 밖에 나와 있는 분수의 노즐은 30㎝에 불과하지만 물속에는 높이 3m, 너비 50m, 길이 120m의 커다란 탱크형 구조물이 잠겨 있다. 구조물 속은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민물(담수)로 채워져 있다. 조수간만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하는 이 멋진 분수에는 ‘블루라군’(푸른 산호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몽환적인 쇼를 연출하는 데는 홀로그램 기법이 쓰인다. 3개 열의 분수대가 내뿜는 물줄기에 디오 포디움에서 쏘는 14대의 빔프로젝트와 4대의 레이저가 마치 대형 물고기가 허공을 헤엄쳐가는 듯한 모습을 3차원(3D) 영상으로 연출해낸다. 여기에는 2개의 레이저가 번갈아가며 영상을 릴레이하는 ‘눈속임’이 사용된다.
향유고래가 물 위로 솟구치는 모양의 주제관 벽면에는 1만여개의 엘이디(발광소자)가 설치돼 1만 화소 해상도 이미지를 구현한다. ‘프리쇼’ 때 이 벽면은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마치 고래가 숨을 쉬는 듯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남재헌 여수박람회 빅오사업단장은 “빅오쇼는 여수박람회의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 주제를 함축적으로 승화시킨 지상 최고의 해상공연”이라고 말했다.
■ 바다지킴이들 소개 빅오쇼가 ‘바다와 인류의 공존’이라는 여수박람회의 비전을 형상화했다면, 주제관 2층에 자리한 ‘해양베스트관’은 공존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들을 소개하고 있다. 베스트관은 당대 최고의 정책·기술·노하우·제품 등을 전시하는 구역으로 국제박람회기구가 2010년 상하이박람회 때 제안해 여수에서 본격 시행에 들어간 전시장이다. 이곳에는 한국해양연구원 등 세계 최고의 해양 기술·정책을 보유한 14개 기관·기업이 전지구 해양관측 시스템(GOOS), 심해 잠수정과 열수분출공, 시화호조력발전, 황해광역생태계보전사업, 흑해교육키트 등 13가지 우수사례를 선보이고 있다. 여수/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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