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거대강입자가속기에서 힉스 입자가 두 개의 광자(노란 점선과 초록 막대)로 붕괴되는 모습.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제공
‘힉스 입자’에 가까운 소립자 발견
꼭꼭 숨은 ‘신의 입자’ 힉스 머리카락 보였다
꼭꼭 숨은 ‘신의 입자’ 힉스 머리카락 보였다
현대물리학 ‘40년 난제’ 풀 단서
그동안 찾던 힉스인지 더 확인해야
전혀 다른 입자로 확인될 수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세른)가 4일 ‘힉스 입자’에 가까운 소립자를 발견했다고 밝힌 것은 현대 물리학이 지난 40년 동안 천착해온 난제를 풀 단서를 찾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 삼라만상의 형성과 존재를 표준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표준모형은 우주를 형성하는 물질과 힘이 6개의 중입자와 6개의 경입자, 힉스를 포함한 5개의 보손(힘)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는 이론으로, 힉스만이 유일하게 발견되지 않아왔다. 세계 입자물리학자들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설치된 27㎞의 거대강입자가속기에서 양성자와 양성자를 충돌시켜 힉스 입자의 존재를 찾아왔다. 137억년 전 빅뱅 때 순간적으로 존재했던 힉스 입자는, 사라지면서 다른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박성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힉스의 발견은 단순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세계의 가장 깊은 원리가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입자가속기에서 고에너지의 양성자 충돌이 일어나면 ‘미니 빅뱅’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힉스가 생긴다. 힉스는 생성되자마자 다른 입자로 붕괴되기 때문에 검출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붕괴 뒤에 생성되는 입자들을 검출함으로써 힉스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을 쓴다. 그동안 세른과 미국 페르미연구소는 데이터를 분석해 힉스가 일정 범위의 에너지 영역에 존재할 것이라는 계산을 내놓았지만, 이번처럼 입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는 실패했다. 세른 시엠에스(CMS)그룹의 한국대표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비유하자면,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외계인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외계인을 포착한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찾던 화성인을 발견한 것인지, 엉뚱하게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을 발견한 것인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힉스가 광자, Z보손, W보손, 보텀쿼크, 타우 등의 입자로 붕괴되는 값을 측정한 결과 광자와 Z보손으로 붕괴되는 현상에서는 힉스 입자임이 거의 확실하게 나타났지만, 나머지 입자들에서는 힉스 입자임이 증명되지 않았다. 고병원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올해 말까지 더 많은 데이터로 분석하고 나면 이번에 발견한 입자가 표준모형에서 찾던 힉스인지 확인될 것”이라며 “표준모형이 아닌 초대칭모형 등 다른 모형의 힉스(질량 부여 입자)이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입자로 확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그동안 찾던 힉스인지 더 확인해야
전혀 다른 입자로 확인될 수도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세른)가 4일 ‘힉스 입자’에 가까운 소립자를 발견했다고 밝힌 것은 현대 물리학이 지난 40년 동안 천착해온 난제를 풀 단서를 찾았다는 의미를 지닌다. 현대 물리학은 우주 삼라만상의 형성과 존재를 표준모형으로 설명하고 있다. 표준모형은 우주를 형성하는 물질과 힘이 6개의 중입자와 6개의 경입자, 힉스를 포함한 5개의 보손(힘)의 상호작용으로 구성된다는 이론으로, 힉스만이 유일하게 발견되지 않아왔다. 세계 입자물리학자들은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에 설치된 27㎞의 거대강입자가속기에서 양성자와 양성자를 충돌시켜 힉스 입자의 존재를 찾아왔다. 137억년 전 빅뱅 때 순간적으로 존재했던 힉스 입자는, 사라지면서 다른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한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박성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힉스의 발견은 단순히 있을 수 있는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라 물질세계의 가장 깊은 원리가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입자가속기에서 고에너지의 양성자 충돌이 일어나면 ‘미니 빅뱅’이 일어나 순간적으로 힉스가 생긴다. 힉스는 생성되자마자 다른 입자로 붕괴되기 때문에 검출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붕괴 뒤에 생성되는 입자들을 검출함으로써 힉스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법을 쓴다. 그동안 세른과 미국 페르미연구소는 데이터를 분석해 힉스가 일정 범위의 에너지 영역에 존재할 것이라는 계산을 내놓았지만, 이번처럼 입자의 존재를 증명하는 데는 실패했다. 세른 시엠에스(CMS)그룹의 한국대표인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비유하자면, 그동안의 연구성과가 외계인이 지나간 흔적을 발견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외계인을 포착한 것”이라며 “다만 우리가 찾던 화성인을 발견한 것인지, 엉뚱하게 안드로메다에서 온 외계인을 발견한 것인지는 더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힉스가 광자, Z보손, W보손, 보텀쿼크, 타우 등의 입자로 붕괴되는 값을 측정한 결과 광자와 Z보손으로 붕괴되는 현상에서는 힉스 입자임이 거의 확실하게 나타났지만, 나머지 입자들에서는 힉스 입자임이 증명되지 않았다. 고병원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는 “올해 말까지 더 많은 데이터로 분석하고 나면 이번에 발견한 입자가 표준모형에서 찾던 힉스인지 확인될 것”이라며 “표준모형이 아닌 초대칭모형 등 다른 모형의 힉스(질량 부여 입자)이거나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입자로 확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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