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대장균을 이용해 화학 소재인 ‘1,3-다이아미노프로판’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1,3-다이아미노프로판은 플라스틱의 일종인 에폭시 수지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 화학물질로 나일론(폴리아마이드) 제조에도 쓸 수 있다.
카이스트는 11일 이 학교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대장균을 이용한 1,3-다이아미노프로판 생산에 성공해 지속가능한 자원인 바이오매스로 화학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1,3-다이아미노프로판은 현재 석유화학 공정을 통해서만 생산되고 있다.
연구팀은 △컴퓨터 가상 세포를 이용해 가장 효율적으로 1,3-다이아미노프로판을 생산할 수 있는 대사 회로를 찾아낸 뒤 △이 대사 회로를 대장균에 도입해 1,3-다이아미노프로판을 생산하고 △추가적인 시스템 대사 공정을 통해 생산량을 21배 이상 증가시켜 배양액 1L에 13g의 1,3-다이아미노프로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유를 원료로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만드는 것처럼 미생물과 같은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1,3-다이아미노프로판 생산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제시한 점에 의의가 있다”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생산량과 생산성을 증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팀은 이에 앞서 대장균으로 가솔린을 제조하는 방법, 소의 반추위에서 분리한 맨하이미아균이라는 미생물로 화학물질 원료인 숙신산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는 카이스트의 채동언(박사학위과정)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를 정리한 논문은 유명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11일자에 실렸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