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개발 ‘컬리', 한국 대표급팀에 3대1 승리
인공지능 분석력과 로봇 동작능력 결합 성과
인공지능 분석력과 로봇 동작능력 결합 성과

컬링 경기를 펼치는 로봇 컬리. 연구진 제공/뉴사이언티스트서 재인용

컬링 경기장 배치도. 고려대 제공
심층 강화학습으로 최적 전략과 동작 구사 연구진이 개발한 로봇 컬리는 돌의 위치를 분석할 수 있는 비디오 카메라가 탑재된 크레인 모양의 목(스킵 로봇)과 돌을 회전시키고 밀 수 있는 그리퍼(투구 로봇)로 구성돼 있다. 이론대로라면 로봇 컬리가 특정 속도와 각도로 돌을 던지면 돌은 목표 지점으로 정확히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얼음 상태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뮐러 박사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던질 때마다 돌이 닿는 지점이 매우 다양해서 2미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음 동작을 결정할 때 다른 돌의 위치 및 얼음 상태와 같은 실제 조건을 고려할 수 있도록 로봇에 심층 강화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그 결과 컬리의 투구 정확도는 목표 지점에서 평균 1.3미터 이내의 지점에 돌을 놓을 수 있는 수준으로 높아졌다. 연구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빙판은 경기장 온도, 습도, 정빙 정도 등에 따라 불규칙하게 변화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보통 수년 동안 빙판 상태를 파악하는 훈련을 한다"며 "그러나 컬리는 3~4일만의 학습과 훈련으로 최적의 투구 전략을 세워 숙련된 컬링 선수의 투구 수준에 근접하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로봇 컬리가 투구하는 장면. KBS 화면 갈무리
“불확실성 높은 실제 환경에서 실력 발휘” 의미 이번 경기에서 컬리와 선수들은 얼음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경기마다 네번의 연습 투구 기회를 가졌다.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컬리는 이전 투구에서 발생한 실수를 데이터로 분석해 계속해서 투구 동작을 개선해갔다. 로봇 컬리의 또 다른 장점은 사람처럼 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관중들의 응원이나 야유 등 주변 환경이나 몸 상태에 상관없이 계산대로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다. 컬리가 경기를 펼친 상대는 한국 여성 컬링 랭킹 1위팀과 휠체어 국가대표 상비군팀이었다. 단 컬리엔 빙판에 빗질을 하는 기능은 없었다. 연구진은 그런 점에서 빗질용 브러시를 쓰지 않는 휠체어팀이 시스템을 평가하는 데는 가장 좋은 파트너였다고 밝혔다. 이성환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기존의 기계학습은 안정적인 가상환경이나 실험실 환경에서 문제를 풀고 검증하는 수준에 그쳤다면, 컬리는 기존에 시도하지 못했던 불확실성 높은 실제 빙판 환경에 도전해 숙련된 인간 수준의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했다”며 “기계학습 기반 인공지능 기술이 숙련된 인간 수준으로 실제 환경 문제를 해결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 컬링 로봇 개발과 경기 내용을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23일치에 `실세계 환경에서 컬링 로봇에 인간 수준 실행력을 구현해주는 적응형 심층 강화학습 기술'(An adaptive deep reinforcement learning framework enables curling robots with human-like performance in real world conditions)이란 제목으로 실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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