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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기술

눈 달린 인공지능 스피커…많은 이에게 빛이 돼주길

등록 2020-11-16 08:07수정 2020-11-16 09:35

[김재섭의 따뜻한 디지털]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 램프’.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 램프’. 네이버 제공

‘책을 읽어준다고? 그럼 신문도 읽어주겠네!’

네이버가 ‘책 읽어주는 인공지능 조명 ‘클로바 램프’를 출시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읽으며 든 생각이다. 돋보기를 찾아 쓰거나 신문을 얼굴 가까이 들이댈 필요 없이 기사와 칼럼을 ‘들을’ 수 있겠다 싶었다.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클로바 램프 리뷰를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리뷰란 기기·서비스 사업자들이 기자들의 생생한 기사 작성을 돕기 위해 먼저 써보게 하는 것이다.

네이버는 “클로바 램프는 인공지능 광학 문자판독 기술(OCR)과 인공지능 음성합성 기술이 적용돼, 등 아래 펼쳐진 책 속 글자를 아이나 어른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읽어준다. 특히 여성 어른 목소리 ‘아라’는 감정까지 담아 책을 읽어준다. 아이들에게 부모 도움 없이도 종이 책 읽는 습관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며칠 뒤 리뷰용 제품이 도착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사용안내서를 보며 기기를 설치하고 앱을 내려받았다. 기기 운영 프로그램 업데이트가 끝날 때까지 하루보다 긴 10분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 클로바 램프가 사용 대기 상태가 됐다. “헤이! 클로바!” 아라가 응답했다. 등이 비추는 불빛 아래에 읽던 책을 펴놓고 “읽어줘!”라고 하자, 호흡 한번 할 시간 만큼 뜸을 들인 뒤 낭랑한 목소리로 읽어준다.

책을 덮고 신문을 폈다. 그런데, 아라가 읽어주는 신문기사 내용이 이상하다. 아뿔싸! 신문은 단별로 아래로 내려가며 읽게 편집돼 있는데, 아라는 단을 무시하고 옆으로 가며 읽었다. 게다가 신문 제호와 발행일 등 기사 이외의 것까지 읽는다. 다시 책을 폈는데, 읽어주는 책 내용도 좀 이상하다. 중간중간 글자나 단어를 한두개씩 빼먹는다.

사용법을 잘 몰라서 그런가 싶어 네이버 쪽에 문의하니 “새 기능은 아직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 단계”라며 “신문 읽는 법도 아직 못가르쳤다”고 한다. 인공지능 스피커의 용도를 확장하는 시도를 해보긴 했는데,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인공지능 스피커처럼 놀이 친구로 활용하고, 책상 위 등으로 사용하기에는 빛을 비추는 방향이 고정돼 있다는 점을 빼고는 부족함이 없다. 주위 사람들에게 사용 경험을 얘기하니 “절박하게 필요한 사람이 아니니”라는 핀잔이 돌아왔다. 어린 자녀가 잠들기 전 동화책을 듣게 하거나 시각장애인이 독서용으로 활용할 때는 부족한 점보다 장점이 더 크게 보이고, 추가 업그레드 시간을 충분히 기다려줄 수 있단다. 시도가 없으면 당연히 발전도 없다. 네이버가 자존심 차원에서, 혹은 다른 사업자가 네이버를 앞서기 위해, 광학 문자인식 및 음성전환 기술을 좀 더 고도화하고, 신문은 물론 약병 설명서 등을 읽는 법까지 가르친 후속 제품을 내놓기를 기다려본다.

김재섭 선임기자 겸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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