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룬 “수개월 내 사업 접겠다” 발표
서비스 시작 1년 안돼 자금난에 두손
기술적 성과 컸지만 상용화 벽 못넘어
서비스 시작 1년 안돼 자금난에 두손
기술적 성과 컸지만 상용화 벽 못넘어

성층권 인터넷 풍선 ‘룬’. 구글 제공

지난해 케냐에서 시작한 성층권 풍선 인터넷 서비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됐다. 구글 제공
고비용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태도 달라져 룬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방침에 따라 독자적 생존을 위해 2018년 독립한 뒤 2019년 소프트뱅크의 햅스모바일(HAPSMobile)로부터 1억2500만달러의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점차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함에 따라 지난해 다시 다른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며 "룬을 접기로 한 것은 고비용 기술 프로젝트에 대한 구글의 또 다른 긴축 신호"라고 평가했다. 2010년대를 지나오며 전 세계 인터넷망이 크게 확장돼, 성층권 풍선인터넷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크게 줄었다는 것도 사업을 접은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룬 최고경영자 앨러스테어 웨스트갓(Alastair Westgarth)은 별도의 성명에서 “많은 파트너를 찾아봤으나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업을 구축할 만큼 비용을 낮출 방법을 찾지 못했다”며 “오늘 룬이 종료한다는 사실을 공유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알파벳은 2015년 이후 벤처 사업들의 재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왔다. 지난해 중단한 풍력발전 비행기 '에너지 연'을 생산하는 프로젝트 마카니(Makani)도 외부 투자를 확보하지 못해 폐기한 사례다. 구글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주도로 사업 전망에 구애받지 않고 원대하면서도 다소 엉뚱한 기술 프로젝트 '엑스'(X)를 속속 출범시켰던 때와 비교할 때 오늘날의 구글은 사업을 대하는 태도가 매우 엄격해진 셈이다.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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