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기술

심화되는 온라인 ‘소수 지배’…SNS 링크 60%, 10개 웹에 쏠려

등록 2021-05-03 10:03수정 2021-05-04 02:45

전 세계 웹사이트 수 1억5천만개 돌파했지만
소셜미디어 링크 웹의 60~70%가 10개에 쏠려
온라인에서도 각 부문의 최강자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다. 픽사베이
온라인에서도 각 부문의 최강자 지배력이 높아지고 있다. 픽사베이

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한 지 30년에 불과하지만, 그 사이 세계 인구의 절반이 인터넷 바다에 빠질 정도로 웹 시장은 해마다 급성장을 거듭했다.

구글에서만 하루 56억건의 검색이 이뤄지고 트위터에는 1분당 45만6천건의 게시글이, 유튜브엔 1분당 414만개의 영상이 올라온다. 지난해에는 등록 웹사이트 수가 1억5천만개를 넘어섰다. 2일 현재 1억6880만개(닷컴·닷넷 합계)에 이른다.

그러나 뉴사우스웨일스대를 비롯한 호주 3개대학 연구진이 지난 6년 간 온라인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온라인 세상에서도 오프라인 세상에서와 같은 ‘소수 지배’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나무 밑에선 다른 나무들이 번성하지 못하는 자연 생태계처럼, 지배적 웹이 경쟁자를 몰아내 ‘다양성’이 퇴색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연구진이 4월28일 공개 국제학술지 ‘플로스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온라인 웹의 규모와 기능은 계속 확장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찾는 웹사이트 수는 크게 줄고 있다.

레딧 이용자들이 연결하는 도메인의 다양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최대 다양성)은 개별 링크 사이트들이 모두 다른 도메인임을, 0(최소 다양성)은 하나의 도메인임을 뜻한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_______
레딧과 트위터 이용자 댓글·게시글 분석했더니

연구진이 웹의 생태계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것은 정보 공유 웹사이트 ‘레딧’(Reddit)과 소셜미디어 트위터다.

연구진은 2006년 이후 레딧에 게시된 60억개 이상의 이용자 댓글과 2011년 이후 트위터에 게시된 118억개의 게시글을 분석했다. 분석에 사용된 글의 데이터 양은 모두 합쳐 5.6테라바이트였다. 이는 허블우주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이미지 데이터의 4배에 이르는 양이다.

연구진이 레딧 이용자들이 올린 링크 사이트 10억개를 모두 조사한 결과, 연결 사이트의 다양성이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년 전엔 100개 링크 중 서로 다른 도메인이 20여개였으나, 지금은 100개 중 서로 다른 도메인은 5개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주요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모든 관심의 60~70%가 인기 있는 10개 도메인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레딧에서 이용자들이 언급한 가장 인기있는 상위 10개 도메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전체 링크의 35%에서 2019년 60%로, 트위터에서 링크한 상위 10개 도메인의 비중은 2011년 50%에서 2019년 70%로 높아졌다.

레딧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메인의 비중.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_______
아날로그산업보다 소수 지배 현상 더 심화

연구를 이끈 폴 매카시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연구 결과는 승자가 대부분을 가져가는 아날로그경제에서보다도 신흥 산업에서 소수 지배 현상이 더 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그 사례로 아마존이 지배하는 소매, 스포티파이가 장악한 음악 스트리밍 분야를 꼽았다.

연구진의 일원인 마리안-안드레이 리조유(Marian-Andrei Rizoiu) 시드니공대 교수는 "경쟁자가 너무 적거나 소수 플레이어가 너무 우세하게 되면 인위적으로 높은 가격과 공급 통제가 일어날 수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이것이 장기적으로 혁신을 제약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걸 뜻한다.

연구진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는 별도로, 직접 웹 전반의 연결 패턴을 알아보기 위해 3년 동안 약 200억개의 링크를 살펴봤다. 그 결과 여기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이 포착됐다. 세계 상위 웹사이트 1000개의 권위와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과 새로운 아이디어의 화수분으로 출발한 웹이 이제는 소수 시장 지배자가 전체 판을 휘어잡아 경쟁을 제한하는 장소가 돼버렸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서비스의 다양성은 증가하고 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_______
초기 5년 활성 유지율 급감…서비스 다양성은 증가

이로 인해 새로운 웹사이트가 살아남지 못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예컨대 2006년에 새로 등장한 도메인의 경우 약 40%가 5년 동안 활성 상태를 유지했지만 2015년에 등장한 도메인 중 5년이 지난 지금까지 활성화돼 있는 것은 3%에 그쳤다.

연구진은 하지만 사람들이 즐겨찾는 웹 공간의 다양성은 감소하는 반면 음악 스트리밍(스포티파이), 파일 공유 프로그램(드롭박스), 메시징 플랫폼(메신저, 왓츠앱, 스냅챗) 같은 서비스의 다양성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웹은 수렴하고, 앱은 분화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따라서 온라인의 다양성을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점점 더 늘어나는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6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다. 연구진은 “웹 시장 경쟁에서 몇가지 장기 흐름을 추출해낸 첫 연구 성과”라고 자평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중년 나잇살’ 왜 붙나 했더니…비만 돌파구 찾았다 1.

‘중년 나잇살’ 왜 붙나 했더니…비만 돌파구 찾았다

뒤집혀 착륙해도 괜찮아…길고 추운 ‘달의 밤’ 두 번 버텼으니깐 2.

뒤집혀 착륙해도 괜찮아…길고 추운 ‘달의 밤’ 두 번 버텼으니깐

다른 기억은 사라져도 ‘장소’에 대한 기억은 오래 남는다 3.

다른 기억은 사라져도 ‘장소’에 대한 기억은 오래 남는다

도깨비 뿔이 달린 ‘악마혜성’이 오고 있다 4.

도깨비 뿔이 달린 ‘악마혜성’이 오고 있다

첫 민간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 영원히 잠들다 5.

첫 민간 달 착륙선 오디세우스, 영원히 잠들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