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에 영감 받아
몸집은 절반, 가격은 28분의 1 ‘고원’ 출시
몸집은 절반, 가격은 28분의 1 ‘고원’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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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개 고원은 사람의 오른쪽 옆에서 보조를 맞춘다.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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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리 로보틱스의 최신 로봇개 ‘고원’.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 개선에 주력 그의 목표는 레저용 드론이나 휴대폰처럼 부담없이 구입해 일상 생활에서 소품 운반용이나 반려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로봇개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는 이를 위해 스팟보다 더 작으면서 조작이 간단하고 가격은 저렴한 로봇 개발에 매달렸다. 이번에 출시한 고원은 유니트리의 5번째 로봇이다. 몸집이 스팟의 절반 정도인 고원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격이다. 한 대에 2700달러(300만원)이다. 현재 시판 중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스팟의 가격 7만4500달러(8320만원)의 3.6%(28분의1) 수준이다. 유니트리가 지난해 출시한 로봇 에이원(A1)의 가격 1만달러보다도 훨씬 저렴하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발행하는 온라인 매체 `스펙트럼'은 왕싱싱 대표에게 가격을 대폭 낮춘 비결을 물어본 결과 “초저비용과 높은 신뢰도, 고성능 달성을 목표로 6~7년간 꾸준히 소프트웨어보다 하드웨어에 인력과 자금을 쏟아부은 결과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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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과 조깅 동반 가능…소품 운반도 웹사이트에 소개된 고원의 대표적인 능력은 근거리에서 사람을 따라다니는 것이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통해 자율보행을 할 수 있는 스팟에 대비된다. 센서로 주인의 위치를 파악해 주인의 오른쪽 옆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5개의 광각 스테레오 카메라와 3개의 극초음속 거리 센서 등이 포함된 수퍼센서 시스템을 통해 로봇이 이용자의 위치를 식별해낸다. 이동 중 나타나는 장애물을 피해갈 줄 알고, 이동 속도가 빠른 것도 장점이다. 시속 17km로 스팟에 비해 최고 3배나 빨라, 산책 뿐 아니라 조깅할 때도 동반할 수 있다. 등에 최대 5kg의 물건을 올려놓을 수 있어 가볍게 장을 볼 때 짐꾼 역할도 가능하다. `스펙트럼'은 고원의 성능에 대해 “빠르고 걷음걸이도 보기 좋으며 튼튼할 뿐 아니라 사람을 따라다니면서 장애물을 피하는 능력의 조합도 산뜻하다”고 평가했다. `스펙트럼'은 “모든 제품 홍보 영상이 그렇듯 약간의 과장된 점이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봐야 하지만 유니트리가 그동안 쌓은 기록들로 볼 때 영상에 속임수가 많다고 의심할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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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개 ‘스팟’. 유튜브 갈무리
한 번 충전에 작동 시간 60분 고원에는 기본형 고원 에어(2700달러)와 중급형 고원(3500달러), 고급형 고원 에듀(8500달러) 세 가지 제품이 있다. 중급형인 고원은 기본형보다 센서와 컴퓨터 성능이 좋고 배터리 수명도 50% 더 길며 이동 속도도 더 빠르다. 고급형인 고원 에듀는 등에 실을 수 있는 짐의 무게가 최대 5kg으로 다른 모델보다 2kg 더 많다. 문제는 한 번 충전에 얼마만큼 오래 작동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유니트리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밝혀놓지 않았다. `스펙트럼'은 유니트리에 문의한 결과 조깅을 기준으로 볼 때 배터리 수명은 약 1시간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고원이 동영상에서 홍보하는 장점들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해도 실제 생활에서 고원이 이용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줄지는 지켜볼 일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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