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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칼럼] 광장의 함성, 역사의 활화산

등록 2018-05-18 13:39

[한겨레 창간 30년-디지털 아카이브]
2002년 6월 11일 한겨레신문 18면 ‘김훈의 거리의 칼럼’

김훈 기자

김훈 기자
김훈 기자
월드컵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열린 10일 서울시청 앞 광장은 아침부터 인파와 함성으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었다. 모여서 폭발하는 군중의 힘은 활화산과도 같았다.

단순한 공차기가 이 하해(河海)와도 같은 군중들을 광장으로 불러모으고 있는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공동체의 운명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사태였다.

15년 전 6월, 이 광장은 군사독재의 퇴진과 민주주의를 절규하는 시민들의 함성으로 뒤덮였다. 이한열의 만장이 대열의 맨 앞에서 나아갔다. 그 젊은이의 만장은 썩고 낡은 한 시대를 장사지내는 만장이었다. 그리고 자유와 민주주의는 안타까운 좌절 속에서도 한 걸음씩 전진했다.

15년이 지난 오늘, 이 광장의 함성은 우선 경기를 응원하는 독전의 함성으로 울린다. 그러나 15년 전의 함성과 겹쳐지는 오늘의 함성은 단순한 응원의 함성만으로 들리지 않는다. 광장의 힘은 역사를 바꾼다. 이 광장에서 오늘의 함성은 15년 전의 함성에 잇닿아서 들린다. 그것은 다시는 억눌리거나 비틀릴 수 없는 공동체적 생명의 함성이다. 공동체는 만인의 것이며 주인이 따로 없다고, 그 함성은 외치고 있다. 한 시대를 정리해낸 그 광장은 다시 새로운 힘들로 충만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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