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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카이브

서른 살 한겨레의 모든 것

등록 2018-07-13 15:37수정 2018-07-13 15:45

1997년 광장에서 2017년 촛불까지…현대사의 변곡점에 있던 언론
한겨레 창간 30년 사사 <진실의 창, 평화의 벗> 발간

1987년 민주화운동에서 2017년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까지. 1988년 창간된 한겨레의 30년 역사는 한국 현대사와 언론 민주화의 알짬이다.

<진실의 벗, 평화의 창>은 2018년 서른 살을 맞은 한겨레가 기록한 자신의 역사다. 하지만 회사의 일대기를 자화자찬하듯이 늘어놓는 일반적인 사사(社史)와는 전혀 다르다.

한겨레 안팎의 수많은 사람들, 한국사회를 바꾸는 데 기여한 여러 사건과 보도, 한겨레 내·외부의 논쟁들을 씨줄과 날줄 삼아, 한겨레 창간 전후부터 현재까지의 30년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1988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현대사와 함께 호흡한 한겨레의 발자취가 한 편의 드라마처럼 생동감 넘치게 담겨 있다. 또한 한겨레의 잘잘못, 성공과 좌절, 피와 땀과 눈물까지 민낯 그대로 솔직하게 기록되어 ‘바람직한 언론은 어떠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던지고 있다.

‘민주화는 한판의 승부가 아닙니다. 허탈과 좌절을 떨쳐버리고 한겨레신문 창간에 힘을 모아주십시오.’

1987년 12월 16일, 노태우 민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열패감과 절망감이 전국을 뒤덮었다. 12월 23일부터 ‘새 신문’ 창간을 준비하는 신문 광고가 나갔다. 범국민 모금운동으로 하루에만 1억 원씩 모였다.

그렇게 ‘국민이 주인이 되는 신문’ 한겨레가 탄생했다. 1987년 민주화운동의 결실이자, ‘신문다운 신문’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안고 태어난 신문이 바로 한겨레였다. 그 뒤 30년 동안 한겨레는 한국사회가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빛을 비추는 등대 역할을 했다. 때로는 ‘싸우는 신문’으로서 정치권력, 자본권력과 꿋꿋하게 맞섰다. 진실에 다가설 수 있는 새로운 사실(팩트)을 발굴하는 언론의 역사적 소명에 충실했다. 한겨레가 2017년 ‘최순실 게이트’ 특종 보도로 대통령 탄핵 결정을 이끈 수레바퀴가 된 것은 시대적 부름이자, 한겨레의 운명과도 같았다. 그 30년의 발자취가 이 책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한겨레 탄생부터 서른 살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통사적 관점에서 기록하고 있다.

1부는 1970년대 자유언론운동부터 1988년 한겨레 창간까지의 여정을, 2부는 한겨레 창간 직후 노태우 정권의 탄압과 성장통을, 3부는 1990년대 한겨레21과 씨네21 창간 등 한겨레 도약의 역사를 담았다. 4부에서는 2000년대 어려운 경영 여건 하에서도 신뢰도 1위를 지켰던 한겨레의 모습, 5부에서는 디지털시대를 맞은 한겨레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이름과 얼굴을 최초로 드러내고, ‘소통령’ 김현철의 비리를 들춰내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양심적 병역거부’와 같은 인권 의제를 길어내는 등의 한겨레 보도 뒷이야기도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또한 각 부마다 ‘타임라인’ 형식으로 한겨레 제호, 광고, 만화, 신문 섹션 변천사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중간중간 ‘읽는 맛’을 더하는 꼭지들도 배치했다. ‘궁금hani’라는 꼭지에는 ‘한겨레 7만 국민 주주’, ‘순한글 가로쓰기’, ‘한겨레 지면을 빛낸 글쟁이들’, ‘베트남전 고엽제후유의증 전우회 한겨레 점거 사건’ 등 한겨레와 얽힌 숨은 이야기들이 실렸다. ‘한겨레in’이라는 꼭지에서는 30년간 있었던 여러 논쟁들을 한발 깊이 들어가 짚었다. ‘노동자이면서 지배 주주인 한겨레 직원들의 정체성’, ‘언론과 정치권력의 거리’, ‘편집권 논란’, ‘오보와 사과’, ‘독자·시민과의 소통’ 등 한겨레 안팎에서 격론이 일었던 이슈들을 다시 한 번 곱씹어볼 수 있다.

부록에는 한겨레 창간 발기 선언문, 창간사, 취재보도준칙, 한겨레 사내외 주요 보도 수상내역, 한겨레 경영 현황 등을 실어 ‘사료’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1988년 한겨레 창간은 그 자체로 거대한 혁신이자 실험이었다. 한겨레가 걸어온 길은 낡은 틀을 깨는 혁신의 길이었다. 순한글 가로쓰기, 컴퓨터 조판 시스템(CTS) 최초 도입, 한국 언론 사상 최초의 윤리강령과 취재준칙 제정, 탈네모꼴 서체 도입, 토요판 발행 등은 한겨레의 도전 정신을 상징했다. 주간지 한겨레21과 씨네21은 1990년대의 문화적 아이콘이었다. 이러한 한겨레의 도전은 한국 언론사에 의미 있는 발자국을 남겼다.

하지만 2018년 한겨레가 직면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뉴스와 저널리즘의 미래가 있느냐고 묻는다면, 아무도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답할 수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종이신문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공공재로서 언론의 위상도 위협받고 있다.

한겨레는 앞서 두 차례의 사사를 냈다. 1998년 창간 10년의 역사를 담은 <세상을 바꾸고 싶은 사람들>을 펴냈고, 2008년 20년사인 <희망으로 가는 길>을 내놨다. 30년사인 <진실의 창, 평화의 벗>에는 이 두 차례의 사사에 담겨 있던 한겨레와 관련한 모든 역사적 기록이 총망라되었다. 한발 나아가 한겨레의 철저한 자기성찰을 담았다.

이 책이 ‘서른 살 한겨레’의 어제만이 아니라 한겨레의 오늘과 내일을 보여주는 ‘거울’과 같은 책인 까닭은 그래서다. 자랑하고픈 역사를 내세우면서도, 객관적으로 자신을 성찰하여 한계와 잘못, 내부의 솔직한 모습을 기록하고자 했다.

‘진실’을 등대 삼아 ‘평화’의 너른 바다로

2018년 5월 15일, 서른 살을 맞은 한겨레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한겨레는 한국 사회에 왜 존재해야 하는가. 한겨레의 역사적 소명은 무엇인가. 지금 한겨레는 무엇을 할 것인가.

30년 전에 민주·민중·민족이라는 창간 정신을 품고 태어난 한겨레는 다시 한 번 시대정신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선언한다. 서른 살 한겨레 이름 옆에는 ‘진실’과 ‘평화’라는 두 단어를 새겼다.

‘사실 보도’는 모든 언론의 사명이자 숙명이다. 창간 30돌을 맞은 한겨레는 지금껏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사실 보도’에 만족하지 않고 ‘진실’을 드러내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한다. ‘탈 진실(post-truth)’의 시대에도 ‘진실’을 찾기 위해 정도(正道)를 걸어가겠다고 약속한다.

또한 한겨레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바라는 소극적 평화를 넘어, 진실에 입각한 정의가 실현되는 상태로서의 적극적 평화를 이야기해나가자고 제안한다. 위에서가 아니라 밑에서, 시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평화의 가치를 새롭게 확장시켜나가는 것이 2018년 언론에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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