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국립공원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없던 청자색모피버섯(사진)도 이번 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경남 합천군에 위치한 가야산국립공원에서 새 둥지 모양의 둥우리버섯을 포함해 국내 서식이 확인된 적 없던 버섯 17종이 최초로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8일 “최근 가야산국립공원에 대한 집중 조사를 통해 둥우리버섯 등 국내 미기록종 버섯 17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전역의 자생 버섯을 조사해왔다. 그러던 중 가야산국립공원 버섯 정보가 다른 국립공원 등에 비해 부족하다고 판단해 201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년 간 이 지역에 대한 집중 조사를 진행했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지난 2017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가야산국립공원의 버섯 자생 실태를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국내 서식이 확인된 적 없는 둥우리버섯(사진)이 발견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조사를 통해 찾은 버섯은 국내 미기록 버섯 17종과 가야산국립공원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적 없는 버섯 152종을 포함해 모두 312종이다. 크기는 2㎜에서 30㎝로 다양하다.
미기록종인 둥우리버섯은 둥지 형태의 갓 내부에 렌즈 형태 포자 여러 개를 지니고 있는 형태로 새 둥지 모양의 버섯 안에 여러 개의 버섯이 담긴 것처럼 보인다. 귀 모양의 갓 위에 작은 점 무늬가 있는 얇은귀버섯, 갈색의 대에 잔털이 난 거미낙엽버섯, 나무에 부착된 부위가 옅은 푸른빛을 띄는 푸른테손등버섯 등도 가야산국립공원에서 찾은 미기록종 버섯이다. 국내 서식은 확인된 바 있으나 가야산국립공원에서는 처음 발견된 버섯으로는 나뭇가지를 짙은 청색 모피로 감싸고 있는 듯한 나뭇껍질 형태의 청자색모피버섯 등이 있다.
가야산국립공원에서 발견된 국내 미기록종인 얇은귀버섯은 귀 모양의 갓이 특징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가야산국립공원은 버섯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다. 가야산국립공원에는 계곡이 잘 형성되어 있어 버섯의 생육에 필요한 습도가 적절하게 유지되고, 침엽수와 활엽수가 잘 어우러진 식생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 연구로 확보한 가야산국립공원의 버섯 사진과 서식 및 생태 정보 등을 담은 책자 ‘한반도의 버섯: 가야산국립공원’을 29일 발간한다. 책자는 내일 국립생물자원관 공식누리집 등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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