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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환경 측정 대행업체 78% 대행능력 중·하위급…측정결과 어떻게 믿나

등록 2021-11-10 11:59수정 2021-11-10 12:11

환경부, 대기·수질분야 152개 측정업체 평가
평가 빠진 업체 포함땐 중·하 비율 더 오를듯
사업장들 자가측정 대행 결과 신뢰성에 의문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대기가 초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하고 있는 5일 오후 제주발 서울 김포행 항공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일대가 회색 먼지띠에 갇혀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의 자가 측정 대행업체 90% 가량의 용역이행능력이 환경부 평가 결과 중·하위 등급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 대기가 초미세먼지 나쁨을 기록하고 있는 5일 오후 제주발 서울 김포행 항공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일대가 회색 먼지띠에 갇혀 있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장의 자가 측정 대행업체 90% 가량의 용역이행능력이 환경부 평가 결과 중·하위 등급인 것으로 밝혀졌다. 연합뉴스
대기·수질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의 자가 측정을 대행하는 업체 78%의 측정용역 이행능력이 중·하위 등급으로 평가돼 자가 측정 결과는 물론 자가 측정에 기반한 환경 관리의 적정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환경부가 10일 대기·수질 분야 측정대행업체 152곳의 용역이행능력을 6개 등급으로 평가해 공개한 결과를 보면, 최상위 등급인 S등급 업체는 단 2곳(1.3%), 상위 등급인 A등급은 10곳(6.6%)에 그쳤다. B등급을 받은 21곳(13.8%)까지 모두 상위 등급에 포함해도 상위 등급은 평가대상 업체의 21.7%에 불과하다. 결국 전체의 78.3%가 중·하위 등급인 셈이다. 특히 사업장들이 굴뚝 등으로 내보내는 오염물질의 자가 측정을 대행하는 대기 분야 측정업체들은 89.7%가 중·하위 등급으로 평가됐다.

평가대상 업체의 77%를 차지한 C·D등급 업체는 측정 관련 법령을 지키고는 있지만 대부분 가용한 능력 수준을 넘어 과도한 대행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특히 측정 결과의 품질을 검증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상태로 확인됐다. 검증 전문인력 부족은 이 업체들이 내놓는 측정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질 수 있다. E등급 업체들은 측정 용역수행의 기본인 보유 시설·장비의 검·교정 상태까지 전반적으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평가 결과에 환경부도 우려를 나타냈다. 환경부는 “중위등급을 받은 업체가 약 77%로 대다수인 점을 미루어 볼 때 가용 역량을 초과한 과다 수주가 측정대행업체의 근무 여건 및 업무 역량을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반적인 측정 대행의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일부 위법업체의 거짓 측정이 지속될 경우 평균 대행수수료 저하, 저가·과다 수주 증가, 적법 측정대행업체의 감소 등 악순환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 우려스런 점은 이번 평가 결과가 전체 측정대행업체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평가를 신청한 대기 분야 87개 업체와 수질 분야 65개 업체만을 대상으로 해 나온 것이란 점이다. 전체 측정대행업체는 474곳이다. 70% 가량이 아예 평가에서 빠진 것이다. 의무 사항이 아닌 탓에 저평가를 예상한 업체 대부분이 빠졌을 것을 감안하면 측정대행업체 전체의 중하위권 비율은 80%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이번 평가에서 중·하위등급을 받은 업체들을 상대로 맞춤형 현장 컨설팅을 실시해 역량 향상을 지원하고, 평가를 신청하지 않은 측정대행업체들에 대해서는 관할 지자체 등과 합동 지도·점검을 벌여 운영 상황을 면밀하게 진단한다는 계획이다. 또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오염물질 다량 배출 사업장과 자가 측정 대행계약을 맺은 업체들부터 단계적으로 평가를 의무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장기복 환경부 녹색전환정책관은 “용역이행능력 평가를 통해 측정대행업체 역량을 촘촘히 관리함으로써 국내 환경분야 시험·검사 제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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