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 태기산에 설치돼 있는 풍력발전기들. 김정수 선임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 부문에서 2030년까지 15메가와트(㎿)급 풍력발전 터빈 개발, 100% 수소 연료만 태우는 분산전원용 가스발전터빈 개발을 집중 지원한다. 산업 부문에서는 무탄소 제철 가열로와 저전력 초고속 전기로 개발,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대체 기술 개발 등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17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차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에서 지난달 확정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연계한 ‘탄소중립 산업‧에너지 R&D(연구개발) 전략’을 발표했다. 이 전략은 산업부가 지난 2월부터 업계·학계·정부 출연 연구소 등의 기술 전문가를 참여시켜 마련했다.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중점 분야의 핵심기술을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 기술’과 ‘2050년 탄소중립 실현 기술’로 구분해 단계별 개발 일정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개발 중점 분야는 무탄소 발전·재생에너지·수소화·에너지 저장·계통 선진화·에너지 고효율화 등 에너지 분야 6개, 철강·석유화학·시멘트·친환경 선박 등 수송을 포함한 산업 분야 9개, 자원순환과 탄소포집이용저장(CCUS) 등 공통 분야 2개 등 17개로 정해졌다.
203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한 ‘엔디시 달성 핵심기술’로 에너지 분야에서는 100% 수소 연료만 쓰는 분산전원용 가스터빈과 수소를 50% 섞어 태우는 가스터빈 기술, 15MW급 풍력발전 터빈과 8MW급 부유식 해상풍력 기술, 하루 2톤 규모의 블루수소 생산기술 등이 대표 기술로 선정됐다. 15MW급 풍력 터빈은 기존 국내 최대 풍력 터빈의 약 3배 크기로, 해상에 설치되면 1기로만 2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현재는 제주도에 설치돼 있는 5.5MW급 터빈이 가장 크다.
산업 분야에서는 제철소의 가열로에 쓰이는 화석연료를 100% 무탄소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 현재 철강 1톤당 400킬로와트시(㎾h) 가량 들어가는 전기 에너지를 250㎾h까지 줄이는 저전력 초고속 전기로 기술, 석유화학 바이오 나프타 제조 기술과 폐플라스틱의 원료 재활용을 위한 전처리 기술,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을 슬래그 등 비탄산염으로 전환하는 기술 등이 대표 기술로 정해졌다. 공통 분야에서는 재생자원의 산업 원료·소재화 등 자원순환 기술, 연 400만톤 규모의 탄소포집저장(CCS) 실증을 포함한 탄소포집이용저장(CCUS) 기술 개발이 집중적으로 추진된다.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는 에너지 분야에서 태양광·풍력을 대규모로 보급하는데 필요한 장수명(50년 수명) 풍력 터빈 상용화와 기가와트(GW)급 해상풍력 전력망 통합 기술,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100MW급 그린수소 생산기술과 장거리·대용량 운송이 가능한 수소 액화시스템 기술, 120시간 전력 공급이 가능한 대용량 허브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술 등이 집중 개발된다.
산업 분야에서는 수소 환원제철 상용화, 석유화학 나프타 분해로의 전기가열 분해 공정 전환,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높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가스 대체 등이 집중 추진된다. 공통 분야에서는 탄소포집저장(CCS) 실증 규모를 연 1500만톤 규모까지 늘려 탄소포집이용저장(CCUS) 기술의 상용화와 자립화를 달성하는 것을 개발 목표로 잡았다. 정부의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2050년에 이산화탄소 5510만~8460만톤을 탄소포집이용저장을 통해 처리하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
산업부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 핵심기술은 공정 등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기술”이라며 “2030년까지 1단계 선행 개발을 완료하고 2040년, 2050년까지 단계별로 기술을 실증하고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를 위해 올해 8200억원 규모인 탄소중립 연구개발 예산을 2022년 1조2000억원으로 증액하고, 2023년 이후에도 연구개발 예산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산업부 연구개발 예산의 30% 이상을 탄소중립에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산업부 연구개발 예산 중 탄소중립 관련 예산은 16.7%에 그쳤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글로벌 시장질서 변화를 제조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기회요인으로 활용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탄소중립 세제·금융 지원 확대 등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저탄소 경제전환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이슈 등에 대해서도 상시 모니터링하며 유연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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