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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낙동강으로 불법배출된 카드뮴…영풍석포제련소에 과징금 281억원

등록 2021-11-23 11:59수정 2021-11-23 15:08

환경부, 영풍그룹 운영 제련소에 과징금 부과
2018년 기준치 초과 카드뮴 검출…조사 본격화
낙동강에선 기준치 120배…공장 지하수는 33만배
낙동강 최상류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잡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낙동강 최상류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자리잡은 영풍 석포제련소의 모습. 대구환경운동연합 제공
독성 중금속인 카드뮴을 낙동강 최상류에 불법 배출한 주식회사 영풍석포제련소가 과징금 281억원을 부과받았다. 석포제련소 지하수에서 확인된 카드뮴 수치는 기준치의 최대 33만배에 이른다. 2019년 8월 이후 조사에서 낙동강으로 유출된 석포제련소 발 카드뮴 양은 하루 22㎏가량이라고 정부는 밝혔다. 대형 서점으로 유명한 영풍그룹이 운영하는 석포제련소는 철제품 도금에 쓰이는 아연을 주로 생산한다.

환경부는 23일 이 같은 조치 내용을 발표했다. 환경부가 자체 조사와 석포제련소 쪽 보고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보면, 경북 봉화군 석포면의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지표수에서 기준치의 최대 120배인 카드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장 내 지하수에서 기준치의 최대 33만배가량의 카드뮴이 측정됐다.

석포제련소에 대한 조사가 시작된 것은 2018년 말이다. 환경부는 2018년 12월부터 4개월 간 석포제련소 인근 국가수질측정망에서 하천수질기준(0.005㎎/ℓ)을 최대 2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나와 조사에 돌입했다. 환경부 산하 대구지방환경청이 2019년 4월14일부터 이틀 간 석포제련소 1·2공장 인근 낙동강 수질을 측정해보니, 하천수질기준을 최대 4578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된 것이 확인됐다. 이후 대구지방환경청은 2019년 11월부터 매월 석포제련소로부터 자체 조사한 하천수·지하수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석포제련소 내부 지하수 등에서 나온 카드뮴의 검출량은 기준치의 최대 33만배 이상이다. 공장 내 지하수에서는 지하수 생활용수기준(0.01㎎/ℓ) 대비 최대 33만2650배, 낙동강 복류수(하천 바닥에 스며들어 흐르는 물)에서는 하천수질기준 대비 최대 15만4728배, 낙동강 지표수에서는 하천수질기준 대비 최대 120배의 카드뮴이 나왔다. 또 한국지하토양환경학회에서 용역을 맡아 2019년 8월부터 1년 간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석포제련소에서 낙동강으로 흘러간 카드뮴 양은 하루에 22㎏가량이다. 공장 내부 지하수 관측정에서 형광물질을 주입한 뒤 2일 만에 공장 외부에서 최고 농도가 나와, 누출된 카드뮴은 빠르면 2일 만에 낙동강까지 유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 원인은 카드뮴이 함유된 공정액을 사업장 바닥에 방치하는 등의 관리부실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가 올해 8월과 9월 두차례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석포제련소는 평상 시 낡은 공장 시설에서 카드뮴 공정액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흘러넘치게 하는 등 유출된 카드뮴을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가 내릴 때에는, 카드뮴이 함유된 폐기물과 원료물질이 사업장 바닥에 누출된 채 빗물과 섞여 낙동강으로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포제련소는 카드뮴 유출 차단 대책 없이 이미 유출된 카드뮴의 일부만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대처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번 과징금 부과는 2019년 11월 개정된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환경범죄단속법)에 따른 것이다. 김종윤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2018년 12월 카드뮴 측정치가 처음 조사된 이후, 석포제련소로부터 낙동강으로 카드뮴이 유출되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하느라 과징금 부과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김 담당관은 “과징금 부과 이후에도 낙동강 수질과 수생태계 보전을 위해 석포제련소에 대한 지도와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며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의 낙동강 불법 배출을 지속할 경우 2차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할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포제련소 쪽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지역사회와 주민들께 죄송하다”면서도 “유출량이 하루에 22㎏ 유출됐다는 내용은 특정 지점만을 기준으로 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제련소는 공정액을 전량 회수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타일 교체와 집수로 개선 등의 조치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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