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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국내 금융기관 67% 탈석탄 선언만”…‘시늉’도 안한 기관은 어디?

등록 2022-01-04 15:23수정 2022-01-04 15:38

기후단체 ‘국내 100대 금융기관 기후정책’ 평가
대부분 ‘신규 석탄발전 투자 중단’에 그쳐
흥국·메리츠화재·수협 등은 선언도 없어
국민연금 등 공적금융은 민간보다 소극적
지난해 6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건물 앞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주인 (주)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석탄을 넘어서’ 제공
지난해 6월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건물 앞에서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주인 (주)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 발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석탄을 넘어서’ 제공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70%가 탈석탄 선언을 내놨지만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한 기관은 3%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탈석탄 선언을 한 금융기관 대다수가 ‘신규 석탄발전 투자 중단’을 약속하는 데 그쳤다.

기후운동단체 기후솔루션은 4일 이러한 내용의 ‘국내 100대 금융기관 기후변화 정책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주요 금융기관 100개 중 70개 기관이 탈석탄 선언을 했고 이중 67개 기관이 신규 석탄발전 투자 중단 정책을 수립했다. 이미 국내외에 신규 석탄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거의 없기 때문에 기후·환경단체는 이러한 정책이 공허하다고 비판해왔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기조에 발맞춰 금융기관에서도 탈석탄 선언이 쏟아졌지만 실현 방안은 미흡한 셈이다.

지난해 탈석탄 선언조차 없던 30곳엔 흥국생명, 메리츠화재, 수협은행, IBK자산운용, 대신증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기관은 신규 석탄발전 투자 중단을 포함한 탈석탄 정책이나 탄소감축 전략을 따로 수립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규 석탄발전 투자 중단 이외의 정책을 세운 국내 금융기관은 에스씨(SC)제일은행, 미래에셋, 삼성화재 등이다. 에스씨제일은행의 경우, 2030년까지 기업 매출의 석탄발전 의존도가 5% 이상인 기업은 고객사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미래에셋 증권은 기업 매출의 30% 이상이 석탄발전에서 오거나 25% 이상이 석탄채굴에서 오는 기업에 대해 투자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석유와 천연가스 사업은 투자 유의 영역으로 설정했다. 삼성화재는 기업 매출의 30% 이상이 석탄발전에서 올 경우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들 기관도 역부족이라고 기후솔루션은 평가했다. 에스씨제일은행의 경우 2030년 이전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투자 배제 기준이 모호하고, 미래에셋은 투자를 검토하거나 유의하겠다고 표현해 중단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수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해당 금융기관이 다른 금융기관들에 비해 비교적 탈석탄 정책이 구체적이지만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잘하고 있다는 평가를 하긴 어렵다”며 “한국 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정책이 전반적으로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공적 금융기관의 탄소감축 정책은 민간 영역보다 더 소극적이라고 평가됐다. 공적 금융기관 가운데 지난해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거나 구체적인 탄소감축 계획을 제시한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5월 탈석탄 선언을 했지만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 투자를 제한한다는 방침만 수립하는 데 그쳤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금융기관과 달리 해외 금융기관들은 공격적으로 탄소감축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의 보험사 악사(AXA)는 전체 매출 중 30% 이상이 석탄발전에서 나오는 기업을 ‘석탄 기업’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기업에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또 2030년까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에서도 석탄 투자를 회수하고, 2040년까지는 이외 국가들에서도 석탄 투자를 회수한다는 방침이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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