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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기온이 오르면 녹색정당 지지율이 높아졌다…추위는 영향 없어

등록 2022-02-08 14:53수정 2022-02-08 15:12

유럽인 인식조사와 의회 투표율 분석
폭염·가뭄 경험이 기후변화 관심 높여
대륙지역·GDP 높은 지역서 득표율 커
2018년 8월5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남부 몬치크 지역에서 주민들이 폭염에 의해 촉발된 대규모 산불이 마을로 확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유럽에서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중부지방의 소도시 알베가는 전날 기온이 46.8도까지 치솟았다. 연합뉴스
2018년 8월5일(현지시각) 포르투갈 남부 몬치크 지역에서 주민들이 폭염에 의해 촉발된 대규모 산불이 마을로 확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유럽에서 폭염이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가운데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중부지방의 소도시 알베가는 전날 기온이 46.8도까지 치솟았다. 연합뉴스

2021년 여름 유럽에서는 산불이 지난 10년 연평균의 2배 이상 발생하고 독일과 벨기에 등 서유럽 국가들은 수십년 동안 겪어 본 적이 없는 홍수 재앙을 겪었다. 이런 극한 기후 현상이 사람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녹색정당의 득표율을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락센부르크의 국제응용시스템분석연구소(IIASA) 연구팀은 8일(한국시각) “독일과 이탈리아 연구팀과 공동으로 극한 기후 현상이 유럽인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녹색정당에 대한 지지에 영향을 미친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기후변화> 이날치에 실렸다.(DOI : 10.1038/s41558-021-01263-8)

20년 전만 해도 많은 유럽인들에게 기후변화와 극한 기후는 심리적으로 별개의 문제였다. 하지만 최근 유럽에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다. 2002년 환경문제가 국가의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유럽인이 5%도 안 됐던 것이 2019년에는 3배 이상 늘었다. 또 2004년과 2019년 사이 유럽의회의 녹색정당 의석 비율은 5.7%에서 9.9%로, 74% 증가했다. 2015년 이래 유럽에서 발생한 일련의 폭염 사태는 과거 2110년 사이 가장 극심한 것이다.

연구팀은 극한 기후 경험이 유럽에서 녹색정당에 투표하려는 사람들의 환경적 태도와 의지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2~2019년 42차례에 걸쳐 34개국에서 진행된 ‘유로바로미터’ 자료와 1994~2019년 사이 28개국에서 여섯번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투표 경향을 조사했다. 유로바로미터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실시하는 공동체에 대한 여론조사로, 유럽 연합 모든 회원국에서 실시된다.

연구팀은 “유럽연합은 파리기후협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이상 감축하기로 약속했다. 이를 위해서는 에너지에서 토지 이용, 농업, 운송, 건물, 산업, 폐기물 관리에 이르기까지 생산과 소비 전반의 급진적 변화가 필요하다. 또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기온 변화, 폭염, 가뭄 기간 등의 극한 기후는 대중의 환경적 관심을 높이고 녹색정당에 대한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1년 중 매월 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날이 발생하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과 녹색정당 투표율이 각각 0.8%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하지만 영하의 기온이나 한파는 관심도나 지지도 변화에 영향이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극한 기후에 의한 환경적 관심이나 녹색정당 지지율 변화의 지역별 편차도 조사했다. 서유럽의 온화한 대서양 기후 지역과 북유럽 및 중부유럽의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대륙기후 지역에서는 극한 기후 영향이 유의미한 것으로 분석된 반면, 남부유럽의 덥고 건조한 지중해 기후 지역에서는 유의미한 영향이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2007∼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로 모든 유럽 지역에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낮아진 것을 고려해, 경제 상황과의 상관관계도 조사했다.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에 따른 차이를 조사한 분석에서는 극한 기후 경험에 따른 기후행동 지지의 증가는 오직 개인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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