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1000만년 전 퇴적암층에서 발견된 미생물인 ‘노보스핑고비움 아로마티시보란스’와 ‘더마코커스 프로펀디’의 모습.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1억1000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퇴적암층에서 미생물 933종이 생존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지하 300m 이상의 퇴적암층 시료를 조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경남 진주와 대구 소재의 퇴적암층인 진주층과 대구층 2곳을 750m까지 채굴해 빛과 물, 산소가 없는 가혹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을 탐색했다.
탐색 결과, 약 1억1000만년 전에 생성된 퇴적암층에서 미생물 933종의 존재가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11종을 분리·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11종의 균주 중에는 그동안 국내에서 발견된 적이 없던 미기록종 2종도 포함되어 있었다. 진주층 338m 지점 시료에서 분리한 ‘노보스핑고비움 아로마티시보란스’와 678m 지점 시료에서 분리한 ‘더마코커스 프로펀디’가 그것이다. 노보스핑고비움은 미국 대서양 연안의 깊은 땅속에서, 더마코커스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심해 진흙에서 분리된 바 있다.
연구진은 이곳에 미생물이 살고 있는 이유로 주향이동단층대(좌우 방향으로 이동하는 단층)를 따라 물이 침투하면서 미생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지표수나 해수 등은 단층대를 따라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에 발견된 균주는 지하 300m와 650m 부근에서 대부분 발견됐는데, 지질 분석 결과 이 부근에 단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미생물의 발생 시기를 특정짓기는 어렵다”고 국립생물자원관 쪽은 설명했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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