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11시 한국수출입은행 앞에서 기후솔루션 활동가들이 에스케이 이앤에스가 추진하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에 수출입은행 자금 투자 움직임에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후솔루션 제공
에스케이이앤에스(SK E&S)가 참여하는 호주 바로사-칼디다 가스전 사업에 수출입은행이 3억달러(약 36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후운동단체가 “공적 금융기관이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해선 안 된다”며 반발했다.
기후솔루션은 21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수출입은행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후솔루션은 “에스케이 이앤에스가 추진 중인 바로사 가스전 사업에 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서고 수출입은행은 3억달러 규모의 금융지원을 앞두고 있다”며 “국민 세금을 지원받는 공적 금융기관이 불확실성과 비경제성을 내포한 가스전 사업에 금융을 제공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로사 가스전은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탄소중립 달성에 역행하는 사업으로 거센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호주 현지에서의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다.
기후솔루션은 호주 바로사 가스전 사업이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탄소배출량을 줄인다는 에스케이이앤에스 쪽 주장에는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술을 활용한 탄소 저감량이 과장되었다는 주장이다. ‘바로사 가스전에서 탄소포집·저장 설비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소비로 인해 결국 탄소배출량이 줄어드는 효과는 없다’고 전망하는 미국 에너지경제·재무분석연구소(IEEFA) 쪽 보고서를 그 근거로 들었다.
호주 북서부 다윈 시 북쪽 300㎞에 위치한 티모르 해역에서 진행되는 바로사 가스전 사업은 37억달러 규모의 대형 가스전 개발사업이다. 공사가 완료되는 2025년부터 20년간 매년 370만톤의 액화천연가스(LNG)와 15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 참여 중인 에스케이이앤스 탄소포집·저장(CCS)을 통해 상쇄함으로써 ‘CO2 Free-LNG’를 생산한다고 밝혔으나 실제 탄소저감량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과 관련해 “탄소 저감 방안과 이 사업이 추진하려는 엘엔지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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