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소청도에서 확인된 검은턱오목눈이의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중국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진 텃새 검은턱오목눈이(가칭)가 이달 인천 소청도의 한 골짜기에서 발견됐다. 검은턱오목눈이가 국내에서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29일 중국 텃새로 알려진 미기록종 검은턱오목눈이를 인천 옹진군 소청도에서 지난 7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청도 서쪽 등대 옆 골짜기에서 2마리가 관찰된 것으로, 국내에서 텃새로 서식하는 오목눈이와 매우 유사하지만 목 앞쪽에 검은 점이 있고 어깨 부분이 뚜렷한 회색을 띤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검은턱오목눈이는 전 세계에서 중국에만 분포하고 계절에 따라 이동을 거의 하지 않는 텃새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번에 서해를 건너 소청도에서 관찰된 사례는 매우 독특한 장거리 이동사례로 주목된다고 국립생물자원관은 설명했다. 소청도는 검은턱오목눈이의 분포권 중에서 동쪽 경계에 해당하는 산둥반도와 약 185㎞ 떨어져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들이 중국을 벗어나 길을 잃어버린 새인 ‘미조’라고 말했다. 다만 길을 잃게 된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센터장은 <한겨레>에 “새들이 태풍을 피하려다가 길을 잃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그러한 영향을 줄 정도의 기상 현상은 없었다”며 “매우 우연한 기회로 찾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처럼 미기록 조류가 종종 발견되는 소청도에는 우리나라 조류 580여종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347종의 서식이 확인된다. 검은댕기수리, 갈색지빠귀, 대륙점지빠귀, 회색머리노랑솔새 등 이전의 국내 미기록 조류도 이곳에서 처음 확인됐다. 벌매, 검은머리촉새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 조류도 다양하게 관찰된다.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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