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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페트병 생수·우유만 마셔도…미세플라스틱, 혈액까지 침투

등록 2022-04-07 16:50수정 2022-04-07 16:59

폴리프로필렌과 페트 가장 많이 검출
영국 연구진 “허파에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
네덜란드선 “페트병 우유로 수백만 입자 삼켜”
‘위장관으로 매주 카드 1장 무게 섭취’ 분석도
미세플라스틱은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되고 있다. 인체에서도 폐 깊숙이와 혈액 등에서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은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되고 있다. 인체에서도 폐 깊숙이와 혈액 등에서 잇따라 검출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은 북극과 남극, 성층권과 심해 해저 등 세계 어디에서나 발견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최근 살아 있는 사람의 허파와 혈액 속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잇따라 밝혀졌다. 위장관을 통해서도 1인당 1주일에 5g의 플라스틱을 섭취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영국 헐요크의대 연구팀은 7일 “미세플라스틱이 살아 있는 사람 허파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을 처음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종합환경과학>에 실릴 예정이다.(DOI : 10.1016/j.scitotenv.2022.154907)

연구팀은 폐암이나 폐기종 환자에게 폐 이식 수술을 진행하는 과정에 확보한 건강한 폐 조직 샘플을 사용했다. 연구팀은 조직에서 0.003㎜ 크기의 입자를 분석하고, 분광기를 사용해 플라스틱 유형을 식별했다. 수술환자 13명한테서 떼어낸 조직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11명의 폐에서 미세플라스틱(마이크로플라스틱·5㎜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 입자)이 검출됐다. 11개의 샘플에서는 평균 1g당 1.42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식별된 미세플라스틱은 포장과 배관 등에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이 23%, 물병 등에 사용되는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가 18%, 수지 15%였다. 특히 폐 상부에서는 1g당 0.80개, 중간 부위에선 0.41개인 데 비해 하부에서는 3.12개로 가장 많이 발견됐다.

연구팀의 로라 새도프스키 헐요크의대 수석연구원은 “사실 허파의 심부에서 그렇게 많은 수의, 또 그렇게 작은 플라스틱을 발견할 줄은 몰랐다. 허파 심부의 기도는 매우 작아서 아무리 작은 입자라도 허파 심부에 도달하기 전에 걸러지거나 포획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진행된 부검 폐 샘플에 대한 연구에서는 분석 대상 20명 가운데 13명한테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미세플라스틱은 혈액 속에서도 발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은 혈액 속에서도 발견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혈액에서도 미세플라스틱 검출돼

지난달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자유대 연구팀이 인간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을 처음 발견했다. 연구팀이 22명의 성인한테서 기증받은 혈액을 분석한 결과 17명한테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국제환경저널>에 실렸다.(DOI :
10.1016/j.envint.2022.107199)

딕 베타크 암스테르담자유대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은 혈액을 타고 몸 전체로 운반된다. 이전 연구에서는 성인에 비해 아기의 대변에 미세플라스틱이 10배 더 많고 플라스틱병으로 우유를 먹인 아기가 하루에 수백만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미세플라스틱은 위장관을 통해서도 섭취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은 위장관을 통해서도 섭취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수돗물 마시면 플라스틱 섭취 줄일 수 있어”

오스트리아 빈의대는 1인당 일주일에 5g의 플라스틱 입자가 위장관을 통해 유입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신용카드 한 장 무게와 맞먹는 양이다.

연구팀은 “유입된 미세플라스틱과 나노플라스틱(MNP)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많은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빈의대 연구팀의 실험실 연구에서 위장관을 통해 섭취된 미세나노플라스틱은 장내 미생물 군집(마이크로바이옴) 구성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런 변화는 당뇨병, 비만, 만성간질환 등 대사질환의 발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현재 연구 상태를 종합한 리뷰논문을 과학저널 <노출과 건강>에 실었다.(DOI : 10.1007/s12403-022-00470-8)

나노플라스틱은 크기가 0.001㎜ 미만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크기이고, 미세플라스틱은 0.001~5㎜ 크기로 어느 정도 맨눈으로 식별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입자는 해양 생물이나 바다 소금과 같은 음식을 통해 인체 안으로 유입된다. 또 플라스틱병에 담긴 하루 권장량인 물 1.5~2리터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연간 약 9만개의 플라스틱 입자를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수돗물을 마시면 플라스틱 입자 섭취량을 4만개까지 줄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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