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비료 대신 유기질 지원해야”
“남쪽에서는 유기질 비료의 원료인 가축 분뇨가 남아돌아 바다에 버리고 있고, 북쪽에서는 남쪽이 제공하는 화학비료만 선호하다 보니 토양이 황폐해지고 있습니다.”
21일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등이 주최해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유기질 비료 대북지원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류종원(49) 상지대 교수(생명자원과학대학)는 “북쪽에 유기질 비료를 공급하면 남북이 ‘윈 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남쪽이 1999년부터 매년 30만~35만t 정도씩 북쪽에 제공하는 화학비료가 자칫 역기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학비료가 단기적으로는 북쪽의 작물 생산량 증대에 기여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토양산성화나 수질오염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비료는 인스턴트 식품, 유기질 비료는 자연식 웰빙 식품인 셈이다.
그러나 북쪽에는 토양의 기초 체력을 길러줄 수 있는 유기질 비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가축 분뇨를 숙성시켜 유기질 비료를 만들어야 하는데, 식량사정 악화로 가축 사육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남쪽에서는 연간 250만t 정도의 가축의 똥이 처리되지 못하고 바다에 버려지고 있다. 그나마 만들어진 유기질 비료도 공급이 넘친다.
“유기질 비료는 효과가 빨리 나타나지 않으며, 부피가 커서 운반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입니다. 또 북쪽이 처음에는 남쪽이 쓰레기를 주느냐며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북한땅 살리기라는 관점에서 남쪽이 인내심을 갖고 북쪽을 설득해야지요.”
글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사진 김진수 기자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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