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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우간다에서 온 기후일기 “학교 가는 길, 그늘이 사라졌어요”

등록 2022-05-11 04:59수정 2022-05-11 08:35

[어린이 기후일기]
우간다에 사는 10살 소년 프로스퍼
우간다에 사는 프로스퍼(10)는 어른들이 나무를 잘라내는 걸 걱정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우간다에 사는 프로스퍼(10)는 어른들이 나무를 잘라내는 걸 걱정하면서,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심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우리 마을에는 나무가 거의 없어요. 어른들이 숯을 갖다 팔기 위해 나무를 더 많이 잘라내서 나무가 사라지고 있죠. 어떤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집을 짓는다면서 습지를 황폐화하고 있어요. 그 때문인지 습하고 시원한 우기보다 건조하고 뜨거운 햇볕이 내리쬐는 날이 더 길어져, 식물도 잘 자라지 않고 사람들도 살기 힘들어졌어요.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아 식량도 충분치 않아요. 저와 제 친구들은 멀리 떨어진 학교에 가기 위해 걸어가는데, 길가에 나무 그늘이 없어서 중간에 쉴 곳이 없어요.

저희 선생님은 나무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셨어요. 집 주변과 마을에 나무 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듣고,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게도 이야기해줄 수 있었어요. 그 뒤 저와 제 친구들이 나서 나무를 심기 시작했고, 우리 마을도 점차 푸르러지고 있어요. 언젠가 비가 더 많이 오는 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어요.

저는 사람들이 숯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는 것을 막고, 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 등 대안을 찾기 위해 지역 정부 선생님들을 만나려 하고 있어요. 지역 정부는 사람들이 집과 학교, 교회 등에 나무를 심도록 정책을 만들 수 있어요. 습지가 조성되고 나무가 많아지면, 비도 더 자주 오고, 우리도 더 살기 좋아질 거예요.
덥고 건조한 기후의 저개발국가는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서 있다. 저개발국가에서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는 ‘생계를 위한 벌목’이다. 주민들이 땔감을 가져오면서 숲의 탄소 저장고도 점차 비게 되는 것이다. 10살 소년 프로스퍼가 그림으로 그렸듯, 비와 구름, 호수와 바다에는 순환 체계가 존재하고, 핵심 고리가 나무와 숲이다. 지금의 기후위기는 그 순환 체계가 고장 난 것이다.

선진국이 일상적으로 누리는 전력 기반 시설을 이들에게 제공해야 지구를 보호할 수 있다. ‘기후정의’를 위해 지구를 이 지경으로 만든 선진국이 저개발국가를 도와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이치다. 이들에게 지금 당장 발전소를 지어준다면, 효율이 뛰어나고 접근성이 좋은 화력발전소가 좋을까? 아니면 윤리적으로 올바른 풍력이나 태양열 발전이 좋을까? 이 문제는 기후위기 운동가에게서도 논란거리이다. 답은 그 중간 즈음에 있을 것이다.

스웨덴의 과학자 요한 록스트롬은 지구 환경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켜져야 할 9개 한계치로 ‘행성적 경계’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행성적 경계를 넘어설 경우 예측할 수 없는 변화가 지구 시스템에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본다. 이산화탄소 농도, 생물종 다양성, 질소∙인 축적 등과 함께 삼림 벌채도 행성적 경계를 넘어선 4개 지표로 꼽힌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한겨레>는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미래세대를 응원합니다. 기후·환경을 걱정하고 친환경 생활을 실천하는 어린이들 목소리를 온라인으로 매주 전합니다. 어린이들이 쓴 ‘기후일기’를 읽다 보면 입꼬리가 올라가고 마음이 착해지는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어른이 된 뒤 잠시 잊고 지내던 자연·환경의 가치를 떠올리는 시간 여행을 떠나보시죠.

<한겨레> 기후변화팀 이메일(climate@hani.co.kr)로 어린이가 쓴 기후일기와 그림, 사진, 영상 등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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