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원자력 분야에 대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제시한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뒤 공동성명을 내어 “원자력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수출 진흥과 역량개발 수단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보다 회복력 있는 원자력 공급망을 구축함으로써 선진 원자로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개발과 전 세계적 배치를 가속화하기로 공약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미 원자력 고위급위원회(HLBC)를 재가동해 △사용 후 핵연료 관리 △원자력 수출 진흥 △연료 공급 확보 △핵안보를 위한 협력 강화를 꾀하기로 했다. 고위급위원회는 2018년 8월 2차 전체회의 이후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두 나라의 원전 협력 강화는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약속된 바 있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소형모듈원자로와 관련한 대목이다. 지난해 회담에서도 소형모듈원자로가 한-미 간 원전 협력 대상에 포함될지 관심을 모았으나, 당시에는 이와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소형모듈원자로는 원자로, 증기발생기, 냉각재 펌프 등 주요 기기들이 일체화된 소규모 원전이다. 발전용량이 300㎿ 이하로 대형 원전의 3분의 1 수준이다. 원자력계에선 탄소를 뿜어내지 않고 안전하다며 차세대 원전으로 언급하고 있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육성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소형모듈원자로를 둘러싼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박종운 동국대 교수(원자력에너지시스템공학과)는 “탄소중립이 시급하다면서 큰 원전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작은 원전 가속화를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를 위해서도 10~20년이 걸린다”고 비판했다. 이정윤 원자력 안전과 미래 대표도 “소형모듈원자로는 최소 2천개 이상을 만들어야 경제성이 나온다는 평가보고서가 있고, 안전성도 아직 검증이 안 됐다”고 말했다.
김규남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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