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누리호 단 결합 작업 등 발사대로 이송하기 위한 마무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를 위한 발사체 이송이 진행되는 14일 오전에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에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나머지 준비 작업을 하는 14일 오후부터는 5㎜ 안팎의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12일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는 기류가 지속돼 내륙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현상이 13일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동시베리아 부근에서 발달한 고기압이 블로킹 구실을 해 대기의 동서순환이 약화하고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흐름이 만들어져 북쪽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쪽으로 남하하고 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우리나라 5.5∼6㎞ 상공으로 유입된 영하 13도 안팎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강한 햇볕에 의해 달궈진 지면에서 상승한 열기와 만나 충돌하면서 폭발적으로 구름이 발달하면서 강한 소나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동부와 강원 영서, 충청, 호남에는 12일 낮부터 저녁 사이에 5∼2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고,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영성 중·북부에는 13일 오후에 5∼30㎜의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특히 소나기가 내리는 지역에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이 있고, 곳에 따라 우박이 내릴 수도 있다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한편 중국 북쪽에 자리한 저기압과 남쪽 티베트고원 인근에 있는 고기압 사이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중국 남부에 기압골이 발달해 우리나라로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압골 영향으로 발달한 비구름대가 지나는 13일 오후부터 제주에서 비가 오기 시작해 14∼15일에는 전남 남해안과 영남, 강원 산지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기압골이 대한해협을 거쳐 동해로 빠져나가면서 동풍 영향을 받겠지만, 남쪽으로부터 수증기가 다량 유입되거나 오호츠크해 인근의 고기압 영향을 추가로 받는 상황이 생기지는 않아 강수량이 많이 증가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 산지에는 10∼40㎜, 강원 산지와 영남, 산지를 제외한 나머지 제주 지역에는 5∼2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 동해안과 전남 남해안에는 5㎜ 안팎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14∼15일 강수 예상 지역. 15일 누리호가 발사될 예정인 전남 고흥군 봉래면(화살표) 일대에 14일 오전에는 비가 안 오고 14일 오후에 5㎜ 정도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 제공
기상청은 현재 15일 발사를 위해 누리호 이송 작업에 들어가는 14일 오전에는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전남 고흥군 봉래면 일대에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보했다. 누리호는 15일 오후 4시에 발사할 예정으로 전날인 14일 오전 7시20분부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종합조립동에서 이동차량(트랜스포터)에 실려 1시간여 동안 발사장으로 이동한다. 장영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체계개발부장은 “누리호를 발사할 때는 빗물 등이 새어들어 가지 않도록 밀폐가 돼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발사체를 발사장으로 옮길 때는 노면이 젖어 비탈길에서 미끄러질 수도 있어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광연 분석관은 “현재 14일 오전에는 나로우주센터 인근에 비가 오지 않고 오후께부터 5㎜ 안팎의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기압골의 이동 속도와 남북 진폭이 변할 수 있어 계속 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누리호가 발사되는 15일 오후에는 바람이 약간 강해질 수 있지만, 발사 기상 조건을 벗어날 정도는 아니라고 기상청은 진단했다. 이광연 분석관은 “누리호 발사 즈음 200헥토파스칼(고도 12㎞) 상층에 제트기류가 지날 것으로 보이지만 예상 풍속이 초속 50~75m여서 누리호 발사 상층 풍속 조건인 초속 100m를 넘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지상풍의 경우에도 평균풍속 초속 15m, 순간풍속 초속 21m 이내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15일 찬 공기 남하에 따른 대기 불안정 가능성이 있지만 주로 내륙에 집중되고 나로우주센터가 있는 봉래면 예내리 외나로도 인근에 낙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기상청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은 15일 이후에는 동시베리아 기압능(기압이 가장 높은 곳을 연결한 선)이 빠져나가면서 블로킹이 해소되겠지만 찬 공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면서 18일께 저기압이 한 차례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여러 모델이 예측하는 저기압이 지나는 시점과 위치가 다르고, 같은 모델도 분석 시점에 따라 수시로 변하고 있어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광연 분석관은 “현재 예측모델들이 19일까지 북태평양고기압이 힘을 얻어 북상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장마 시작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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