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 3단 엔진 연소 조기 종료로 위성을 대신한 모사체를 정상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한 누리호가 2차 발사에서도 날씨와 부품 이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9년 시작해 두번의 실패와 네번의 연기를 거듭한 끝에 2013년 마지막 세번째 도전에서 발사에 성공한 나로호의 지난한 여정을 밟아가는 모양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15일 이상이 발견된 누리호 산화제 탱크 충전 감지 센서의 원인을 찾아 보완하는 작업이 어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컸던 만큼 발사 연기에 따른 부담감을 토로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항우연 관계자들은 이른 시일 안에 보완 작업을 벌여 다음 발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상률 항우연 원장과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의 기자회견 일문일답.
―정확히 어느 부위가 이상이 생겼나?
고정환 본부장(이하 고) “이송과 기립에 이어 발사 점검을 하던 중 1단 산화제 탱크 레벨 센서(탱크 내부의 산화제 수위를 측정하는 장치)에서 비정상 수치가 나타났다.”
―이상이 확인된 것은 언제인가?
고 “(오후) 2시5분께다. 현장에서 내부 점검을 통해 원인을 파악하려 했으나 기립 상태에서 작업이 어렵고 현재 상태로는 발사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점검을 통해 원인을 규명하고 분석해 보완 작업한 뒤 다시 발사관리위원회를 거쳐 발사 일정을 재설정할 예정이다.”
―보완하는 데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나?
고 “문제가 있는 부위를 특정해야 일정을 가늠할 수 있다.”
―예비일(16~23일) 안에 가능한가?
고 “센서 부품이 있어서 단순한 교체면 가능하겠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어 판단할 수 없다. 장비 박스 하나만 교체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여러곳을 손봐야 하면 길어질 수 있다.”
―일정 변경까지 고민했을 텐데 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해달라.
이상률 원장(이하 이) “결정 자체는 발사관리위를 통해 했다. 여러분들이 관심이 크고, 많은 일들이 있어 최대한 그대로 진행하는 것도 검토했는데, 현재로서는 발사체 알고리즘, 설계 등을 생각할 때 안전과 확실한 방법을 찾기 위해 이렇게 결정했다.”
―현재 소감은?
이 “1차 발사 실패 뒤 본부 인원이 최선을 다했고, 날씨로 하루 연기됐지만 순조롭게 진행돼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려 했는데 아쉽다.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고 더욱 노력해서 좋은 성과를 보이도록 하겠다.”
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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