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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군 온실가스 배출량, 공공부문 전체보다 많다

등록 2022-08-04 14:33수정 2022-08-04 14:51

연간 388만톤, 공공기관 370만톤 보다 많아
녹색연합 “군, 온실가스 감축 예외될 수 없어”
녹색연합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과 그 문제점에 대한 브리핑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녹색연합 관계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중구 성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열린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과 그 문제점에 대한 브리핑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군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783개 공공기관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녹색연합은 4일 “한국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2020년 기준 약 388만톤CO2eq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배출량은 지난해 국방부가 ‘군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및 탄소중립 정책 추진방안’ 연구용역을 통해 추산한 수치로, 녹색연합이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했다. 한국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0년 기준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같은해 ‘공공부문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인 전국 783개 기관의 전체 배출량인 370만톤CO2eq 보다 높은 수치다. 대상 기관에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공공기관, 지방공사 공단, 국공립대학, 국립대학병원·치과병원 등이 포함된다.

군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공공부문 전체보다 많은 이유로는 ‘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점이 꼽힌다. 공공부문 목표관리제 대상 기관에 국방부가 포함돼 있지만, 대부분 시설 및 차량은 통계 대상에서 제외된다. 환경부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 운영 등에 관한 지침’ 제9조는 ‘국가 안보, 국방과 직결되는 시설’일 경우 목표관리 대상시설에서 제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실제 배출량이 더 많을 가능성도 있다. 국방부는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고, 2020년 배출량 수치만을 공개해 배출량 산정 범위나 산정 방법 등을 알 수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직접배출량(기관 내 연료 연소)과 간접배출량(기관이 구매한 열·전력 사용, 조달·공급망에서 발생)으로 구분된다. 녹색연합은 “군사부문의 기후위기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려면 직접·간접배출량과 필요한 경우 전쟁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이번에 확인된 배출량은 어느 범위까지 계산한 것인지 알 수 없다”며 “한국의 국방비 비중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배출량 수치는 실제보다 적게 추산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도 이번에 공개된 온실가스 배출량이 “표본 조사에 기반을 두어 산출된 것으로 실제 배출량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도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다. 2015년 파리협정 체제에서 군사부문 배출량 보고를 의무사항이 아닌 각국의 ‘자발적 선택사항’으로 정했다. 각국이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보고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통계 중 ‘1A5 미분류부문’ 항목에 군사용 목적의 연료 소비량을 기재하게 돼 있지만, 국방비 20위권 국가 중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등 8개국은 이 항목 자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항목을 보고하는 경우에도 간접배출량이 제외되는 등 군사부문 배출량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해외 민간기구 등은 평가한다. 다만 미국 등 일부 국가는 기초적인 군사부문 배출량 통계보고서를 작성하고,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군사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정확히 집계하고, 감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녹색연합은 “한국은 그동안 군사부문 배출량 통계조차 제대로 작성하고 있지 않았다”며 “직접·간접 배출량을 모두 고려한 군사부문 배출량 통계를 만들어 투명하게 공개하고, 군사부문의 탄소배출을 관리·감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사회 모든 부문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군사부문이라고 결코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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