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밤 8시50분 기준 태풍 힌남노 위치. 한겨레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오는 6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됐다. 힌남노의 영향으로 5일과 6일 전국에 강풍이 불고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힌남노가 6일 오전 9시 부산 남서쪽 약 70㎞ 부근에 있을 것이라고 3일 오전 10시 예보했다. 이때 힌남노의 중심기압은 950hPa(헥토파스칼),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3m로 예상된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도가 센데, 950hPa은 1959년 ‘사라’나 2003년 ‘매미’가 상륙했을 때 중심기압 최저치(각각 951.5hPa, 954hPa)보다 낮은 것이다. 강도는 기차가 선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준인 ‘강’이다. 태풍의 강도는 ‘중-강-매우 강-초강력’ 4단계로 분류된다.
3일 오전 10시 기준 태풍 힌남노 예상 이동 경로. 기상청 제공
힌남노는 3일 오전 9시 기준 타이완 타이베이 남동쪽 약 390㎞ 부근 해상에서 사람이 빠르게 걷는 정도 속도인 시속 8㎞로 느리게 북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40hPa, 중심 최대풍속은 초속 47m, 강풍 반경은 410㎞다. 힌남노는 북진하다가 5일 오전 방향을 틀어 한국 쪽으로 북동진할 전망이다. 5일 오전 9시에는 서귀포 남남서쪽 약 480㎞ 부근 해상에 이르고, 이후에도 북동진해 국내에 상륙할 전망이다.
각국 기상청과 여러 수치예보모델이 공통으로 힌남노가 북진하다가 북동진해 한국 쪽으로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예상 이동 경로 간 편차는 한반도 동서 폭에 맞먹을 정도로 크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예보보다 더 서쪽으로 가는 최악의 시나리오와 해안으로 빠져나가는 좀 더 완화된 시나리오 등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힌남노는 이미 한국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태풍이 멀리서 불어넣은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충돌하면서 비구름대가 만들어져 지난 1일부터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시작됐다. 4일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에서는 시간당 50㎜ 안팎, 남해안에서는 시간당 30㎜ 안팎의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2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항에 어선들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해양경찰 대원들이 태풍에 대비해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일부터 6일까지는 힌남노가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많은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3일부터 6일까지 전국에 100~3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제주 산지에 비가 많이 오는 곳은 누적 강수량이 600㎜를 넘을 전망이다. 산지를 제외한 제주와 남해안, 경상권 동해안, 지리산 부근에도 400㎜ 넘는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와 남해안에는 3~4일 비가 시간당 30~50㎜씩 내릴 때가 있겠다. 제주는 5일부터 시간당 강수량이 50~100㎜ 이상에 달할 때도 있을 전망이다. 5일 수도권과 강원 영서 중부, 강원 영서 북부, 충남 북부에는 시간당 50~100㎜의 비가 내리기도 하겠다. 6일에는 제주뿐 아니라 전국에 시간당 50~100㎜ 넘는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풍도 예상된다. 5일 밤부터 6일 예상되는 최대순간풍속은 제주와 전남 남해안·경남권 해안 초속 50~60m, 경북 동해안·강원 영동·전남 서해안·울릉도·독도 초속 30~40m, 그 밖의 남부지방과 충청권 초속 20~30m, 수도권과 강원 영서 초속 15m 안팎이다.
이 예보분석관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 않더라도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한다”며 “경로의 변동성은 남아 있지만 태풍이 강하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저지대 침수나 산사태 등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