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에 비가 예보된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영동 등 동해안에 7일까지 많게는 120㎜의 폭우가 예상된다. 한글날과 대체공휴일이 이어지는 9∼10일 연휴에는 전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 전망이다.
기상청은 6일 “동해상에 자리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들어온 하층구름 영향으로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7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비는 고기압의 시계방향 회전에 의한 동풍으로 고온다습한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에 구름이 형성돼 내리는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7일까지 강원 영동·경북북부 동해안 최대 120㎜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7일에는 여기에 대기 상층에서 차가운 공기를 지닌 기압골이 유입돼 남동풍에 의한 따뜻한 공기와 만나는 과정에 상하층 온도 차가 생기고 이로 인해 대기가 불안정해져 동풍에 의한 비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7일 새벽에 강수가 강해지는 2차 피크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일 0시부터 6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강원 고성군 간성읍에는 144.5㎜의 비가 내렸다.
6일 오전 11시부터 7일까지 예상강수량은 △강원 영동, 경북북부 동해안 30∼80㎜(많은 곳 120㎜ 이상) △경북남부 동해안, 울릉도·독도 20∼60㎜이다.
중부지방에 비가 예보된 지난 3일 오전 서울 중구 덕수궁 인근에서 한 시민이 우산을 쓴 채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상청은 또 “현재 몽골 북서쪽에 위치한 절리저기압(상층 편서풍대에서 떨어져 나온 저기압)이 남하해 한반도 북쪽을 지나가면서 9∼10일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9일에는 남풍을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돼 기존 찬 공기와 만나 비구름이 형성되는 데 비해 10일에는 저기압의 시계반대 방향 회전을 따라 내려오는 찬 공기가 남쪽에서 들어오는 고온다습한 공기를 파고들면서 구름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찬 공기가 고온다습한 공기를 파고들면 대류가 발달하면서 구름층 안에 영하 10∼20도의 전하 분리층(양극과 음극이 분리되는 것)이 생겨 천둥·번개가 치고 돌풍이 불며 경우에 따라서는 우박이 내리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이 예보분석관은 설명했다.
또한 저기압과 기존 공기와 기압차가 크게 나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기압이 빠져나가는 시점에는 찬 공기가 지상까지 내려앉아 지상에서 부는 바람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수치 모델 예상으로 서해상, 남부서부해상, 제주남부 먼바다에는 풍랑경보에 해당하는 높은 물결이 일 것으로 보인다. 9∼10일 비닐하우스, 과수, 벼 등 농작물 관리와 도시내 텐트 등 시설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해상의 어선과 어구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연휴 마지막날인 10일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가 건강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8일까지 평년기온을 유지하다 9∼10일 비가 오면서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해 11일까지 꽤 쌀쌀한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연 예보분석관은 “특히 절리저기압이 통과하는 10∼11일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는 더 떨어져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온이 9도일 때 초속 5m의 바람이 불면 체감온도는 6.3도까지 떨어진다.
연휴가 끝난 이후에는 중국 중남부 지방에서 북동진해오는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점유해 맑은 날씨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기온도 평년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가을비가 내린 지난 3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탑동시민농장을 찾은 시민들이 붉게 물들어가는 코키아(댑싸리)를 보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