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지난 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라리 혀 깨물고 죽지 그 뭐하러 그런 짓 합니까?”
윤석열 대통령의 욕설과 비속어 논란으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윤핵관’의 핵심으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국정감사에서 피감 기관장의 인격을 모독하며 폭언을 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권 의원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 관련 기관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 때 임명된 김제남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게 사퇴 압박 발언을 이어갔다. 권 의원은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면 밖에 나가서라도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정책이 잘못된 것이다. 탈원전 해야 된다’고 피켓 들고 시위를 해야지, 봉급 좀 받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그러는 것이냐”며 “정의당에 있다가 민주당 정부가 있다가 또 윤석열 정부 밑에서 일을 하고, 이 둥지 저 둥지 옮겨가며 사는 뻐꾸기냐. 나는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 들겠다”고 했다.
김제남 이사장은 환경단체 출신으로 정의당 의원이 돼 탈핵에너지전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문재인 정부 때는 대통령 기후환경비서관으로 참여했다. 이어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뒤 지난 2월 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이 됐다.
권 의원의 발언에 김 이사장은 “의원님께서 국감 자리에서 질문하실 자유는 있지만 저의 신상에 대해서 폭언에 가까운 말씀을 하신 것은 사과해달라”며 항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석에서 “사과하기는 뭘 사과해요” “무슨 말이야”라는 고함이 이어졌다. 권 의원은 “원자력안전재단 직원들을 위해서, 정의당원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위해서도 사퇴하시기 바란다”며 압박을 이어갔다.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날 질의에서 김 이사장이 과거 탈원전을 주장한 이력을 들어 “시민단체나 자유인으로 돌아가시면 좋겠다”(김영식 의원), “국민이 생각할 때는 한우협회 이사장에 채식주의자가 온 것”(허은아 의원) 등의 발언을 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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