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한가운데 물이 거의 없는 강의 모습. 게이이미지뱅크
기후변화가 초래한 전 세계 물 부족 현상이 에너지 수급난을 부추기고 있다고 세계기상기구(WMO)가 밝혔다.
WMO는 11일(현지시각) 연례 보고서를 내어 “물 부족 현상 등 기후위기가 불러온 변화가 글로벌 에너지 생산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26개 단체의 조사를 기반으로 발표된 올해 보고서는 에너지 부문에 초점을 맞췄다.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원자력발전소의 15%는 물 부족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물 부족을 겪는 원전은 향후 20년간 25%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원자력발전소는 원자로에서 원전 연료가 핵분열 할 때 발생한 열로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의 힘으로 커다란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을 돌릴 때 쓰인 증기는 냉각수에 의해 식혀지기 때문에 물이 부족하면 발전량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 보고서는 화력발전소의 33%, 수력발전소의 11%가 물 부족으로 발전량에 제약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물 부족은 원전처럼 냉각수가 필요한 화력발전소나, 물을 직접 발전에 이용하는 수력발전소에도 악영향을 준다.
보고서는 2015년 파리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2030년까지 2019년 대비 온실가스 43%를 감축하겠다는 국제사회의 목표는 현재 상태라면 30%만 이뤄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에너지 부문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3을 배출하는 원천”이라며 “향후 8년 이내에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전력 공급을 두 배로 늘려야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물 부족으로부터 자유로운 태양광, 풍력에너지의 발전 비율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기후위기로 인한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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