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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30㎞ 반경 100만명 사는데”…고리원전 안 핵폐기물 저장 강행

등록 2022-10-26 16:00수정 2022-10-27 13:03

한수원 ‘건식저장’ 28일 이사회 상정할 듯
주민단체 “임시 아닌 영구 처분장 될 것” 반발
영구정지된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과 내년 4월로 설계수명이 만료돼 계속운전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2호기.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원전 안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곧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구정지된 고리원전 1호기(오른쪽)과 내년 4월로 설계수명이 만료돼 계속운전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2호기.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원전 안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을 곧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부산시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안에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건설하는 계획을 28일 열릴 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져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건식저장시설은 현재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물속에 담아 두고 있는 사용후핵연료를 꺼내 지상에 보관하는 시설을 말한다. 국내에는 중수로형 원전인 경북 경주 월성원전에만 설치돼 있어, 고리원전에 설치되면 경수로형 원전의 첫 건식저장시설이 된다.

고리 원전 주변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28일 열리는 이사회에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설치 계획을 안건으로 상정해 확정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앞서 지난달 “정부의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기본계획에 따라 고리원전에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사업 일정을 수립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리기본계획은 2031년부터 고리·한빛원전 등의 기존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포화 상태가 될 것으로 보고 원전 사업자에게 방사성폐기물 중간저장시설 확보 전까지 한시적으로 원전 부지에 건식 저장시설을 설치해 운영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단체들은 “한수원이 ‘임시시설’ 또는 ‘부지 내 한시적 저장’이라고 주장하지만, 지난 40년 동안 고준위핵폐기물의 영구처분장은 고사하고 중간처분장 부지 선정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을 고려할 때 사실상 고준위핵폐기물의 영구처분장이 될 것”이라며 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해 왔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6일 오전 울산에서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연 뒤 오후 경주의 한수원 본사를 찾아가 사업 강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민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리핵발전소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반경 30km)에 울산시민 약 100만 명이 살고 있어 사고시 그 피해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리를 시작으로 부지 내 한시적 저장시설 건설이 이어지면 울산은 고리, 신고리, 월성, 신월성 총 16기의 핵발전소와 핵폐기장에 둘러싸인 말 그대로 방폐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수원이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을 추진하는 근거가 되고 있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대해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수립돼 무효”라고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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