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기본법에 ‘기후변화 대응’ 규정 담긴다

지난 10월 경기도 수원시 초등학생들이 수원환경운동연합, 다산인권센터, 인권교육온다와 함께 기후 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다이-인(Die-in) 행위극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서 제정을 추진 중인 국가유산기본법안에 ‘기후변화 대응’ 규정이 담길 전망이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1일 전체회의 차원의 공청회를 열어 국가유산기본법안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이 법안은 문화‘재’를 문화‘유산’으로 명칭을 변경해 문화유산을 과거 유물의 재화적 성격에서 역사와 정신까지 아우르는 유산으로 의미를 확장하고, 분류체계도 국제 기준에 맞게 문화유산·자연유산·무형유산으로 분류해 ‘국가유산’으로 통칭하는 것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법안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앞서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분류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와 연구가 시작됐고, 지난해 문재인 정부 문화재청에서 문화재 명칭과 분류체계 개선에 대한 의견수렴과 공론화, 개선안 확정 작업 등을 이어왔다.

주목되는 것은 이 법안에 ‘기후변화 대응’ 조항이 담겨 있다는 점이다. 법안 제22조 1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환경 변화나 자연재해 등으로부터 국가유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도록 기후변화가 국가유산에 미치는 영향과 국가유산의 취약성을 조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항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가유산 정책이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진단하고 저감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국가유산을 보조하고 관리하기 위해 기후변화 대응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것으로 적절한 입법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문체위 소속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이 시급한 상황에서 다른 법안에서 찾아보기 힘든 기후위기 관련 내용이 국가유산을 위한 기본법에 들어가는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문화재청의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는 꼼꼼히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이 법안이 공포·시행되기 위해서는 이날 공청회 뒤 문체위 법안심사소위원회, 문체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 여야의 특별한 이견이 없는 상황이어서 법안은 무난히 통과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규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