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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응원가 속 그 ‘부산 갈매기’, 겨울나러 9천㎞ 날아온다

등록 2023-02-22 16:50수정 2023-02-22 17:04

국가철새연구센터, 붉은부리갈매기 이동 경로 확인
러 북동부서 번식해 월동지 한국 거쳐 필리핀 이동
‘부산 갈매기’라고 불리는 붉은부리갈매기는 여름에는 머리가 밤색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 제공
‘부산 갈매기’라고 불리는 붉은부리갈매기는 여름에는 머리가 밤색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 제공

낙동강 하구와 부산 일대에서 많이 보여서 ‘부산 갈매기’로 불리는 붉은부리갈매기가 최장 9천㎞를 여행하는 장거리 철새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 소속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붉은부리갈매기의 사계절 이동 경로를 추적한 결과,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월동지인 한국을 비롯해 필리핀까지 최장 9054㎞를 이동하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22일 밝혔다.

붉은부리갈매기(학명 Larus ridibundus)는 유럽과 아시아에 분포하는 갈매기과 조류다. 여름에는 머리가 밤색, 겨울에는 흰색을 띈다.

한국에서는 낙동강 하구를 비롯한 부산, 경북 포항 등 남동해안 일대의 습지와 해안가에서 자주 관찰된다. 부산 지역 프로야구단 응원가에서 자주 등장하는 ‘부산 갈매기’가 바로 이 종이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2021년 3월, 2022년 1월과 3월에 경북 경주와 포항에 서식하는 붉은부리갈매기 9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해 약 2년 동안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붉은부리갈매기는 3월 중순~5월 중순 한국에서 북상을 시작했다. 적게는 13일, 길게는 72일을 날아 그해 5월말~6월 중순 러시아 하바롭스키 변경주의 북동부 지역, 마가단주 및 러시아 야쿠티아 공화국 동남부의 콜리마강 인근 지역에 도착했다.

시베리아에서 번식을 마친 붉은부리갈매기는 7월초~8월초에 남하를 시작해 그해 10월 중순~12월에 한국 경주, 포항, 울산, 부산 일대에서 겨울을 나기 시작했다. 한 마리는 더 남하해 필리핀 루손섬까지 이동했다. 위치추적발신기 부착 9마리 중 5마리에서 확인된 결과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국내 월동지까지 평균 5687㎞를 이동했고, 최장 거리인 필리핀까지는 9054㎞를 날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지역의 붉은부리갈매기 이동 경로에 대해서는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논문이 발표됐지만, 동아시아 개체군의 사계절 이동현황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 결과가 세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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