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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플라스틱 오염은 전 세계 위기…한국 더 큰 역할 해야”

등록 2023-02-23 06:00수정 2023-02-24 10:03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활동가 인터뷰
지난 20일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가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한겨레> 등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지난 20일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가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한겨레> 등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한국 등의 국가가 플라스틱 생산에 제한을 두는 근본적인 변화를 보여주길 기대합니다. 이를 위해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도 플라스틱 생산을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플라스틱 생산량 자체를 대폭 줄여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전 세계적인 위기입니다. 코카콜라, 네슬레 같은 기업이 전 세계 시장에서 판매하는 플라스틱이 여러 국가로 흘러들어 가죠. 플라스틱을 규제하는 전 세계적인 협약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대한 논의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앞서 지난해 3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린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 유엔 주요 회원국들은 2024년 말까지 플라스틱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를 다루는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제정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를 위한 제1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INC-1)가 지난해 11월28일부터 12월2일까지 우루과이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160여 개국 정부대표단이 참석했고, 그린피스 등 비정부기구도 이해관계자 지위로 참여했다. 다음 회의는 오는 5월 프랑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포브스 캠페인 리더는 이 협약의 영향력에 대해 “강력한 협약이 만들어진다면 플라스틱 생산과 폐기에 있어 국제적인 규칙이 생기는 것”이라며 “각 국가는 이를 이행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할 것이고, 화석연료 산업뿐 아니라 소비재 회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가디언>과 <로이터> 등 외신들도 이 협약을 두고 “파리협정 이후 가장 큰 기후 합의”, “파리 이후 최대 녹색 합의” 등으로 평가한 바 있다. 2015년 채택된 파리협정은 회원국 등이 노력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포브스 캠페인 리더는 “이번 협약이 성공하려면 방식은 파리협정과 달라야 한다. 몬트리올 의정서 같은 협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리협정은 각국이 자율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도록 했고, 1989년 발효된 몬트리올 의정서는 프레온 가스 등 오존층 파괴 물질의 생산과 사용을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는 “파리협정은 강제성 있는 국제 목표가 없고, 이 때문에 1.5도 목표를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런 실수로부터 배워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서는 강제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 캠페인 리더는 “지난 100여년의 경험에 비춰 봤을 때, 플라스틱 재활용은 실패”라며 협약의 목표를 재활용보다는 생산량 제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그린피스 미국은 2021년 미국 가정에서 발생한 플라스틱 폐기물 약 5100만톤 가운데 240만톤만 재활용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재활용에만 의존한다면 플라스틱으로 인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협약을 통해 기업들이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사업 모델을 재사용 기반으로 바꾸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플라스틱으로 인한 피해는 불평등하게 나타난다고 지적하고, 사람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도 이번 협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국적 기업이 만든 플라스틱은 주로 저소득 국가로 흘러가는데,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칩니다. 선진국인 미국 안에서도 플라스틱 생산 공장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암 발병률, 천식 위험이 큽니다. 빨리 전환을 이뤄내지 않으면 영향은 더욱 커질 겁니다.”

포브스 캠페인 리더는 한국 정부도 협약에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이 전 세계 3위인 국가(미국 국립과학공학의학원·NASEM 자료)이고, 한국 정부는 제5차 정부 간 협상위원회 회의(INC-5)를 2024년 하반기에 한국에서 개최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른 많은 국가에서 그렇듯 한국 정부는 플라스틱 감축 문제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후퇴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더 리더십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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