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21일 전남 나주시 다도면 나주호의 저수율이 떨어져 바닥이 드러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은 이상강수와 역대급 가뭄으로 기록된 해였다.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 집중호우가 내리고 남부지방에는 1974년 이후 가장 많은 가뭄(227.3일)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국무조정실 등 24개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이상기후 보고서’를 30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2년에 발생한 △집중호우 △가뭄 △이상고온 △태풍 등의 이상기후 발생과 분야별 피해 현황 담았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이에 대해 “이제는 기후변화를 넘어 기후위기 상황이 다가왔음을 깨닫게 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8월 8∼11일 경기 일부 지역에 4일간 누적강수량이 600㎜를 초과했다. 8월 8일에는 서울 남부지역 중심으로 시간당 100㎜가 넘는 매우 강한 비가 집중됐다. 당시 비로 총 19명(사망17, 실종2)의 인명피해와 3154억원의 재산피해 등이 발생했다. 반면 남부지방은 역대 가장 많은 227.3일의 기상가뭄 일수를 기록했다. 중부지방(81.7일)에 견줘 약 3배 차이다. 이로 인해 2022년 6∼7월 전남 신안, 영광, 진도, 무안에서는 1442ha(436만평)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건조한 날씨와 이상 강수는 각종 재해를 불렀다. 봄철 산불은 전년보다 늘고(80일→98일), 산사태 피해 또한 전년 대비 증가(26.8ha→327.3ha)했다.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022년 4월 9~12일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상승해 강릉, 삼척, 울진 등 동해안 일부 지역에서는 30℃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를 보였다. 6월 하순에는 예년보다 이른 시점인 6월 25일∼27일 열대야가 발생했다. 여름철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는 1564명(사망 9명 포함)으로 전년 대비 13.7% 증가했다. 늦가을인 11월 평균 최고기온이 16.5℃로 역대 최고 고온이 나타나며 포항에선 때아닌 진달래가 피었다. 반면 10월 중순에는 두 차례 큰 폭의 기온 하강을 보이면서 18∼19일에 서울, 대구, 광주 등에서 평년(1970∼2000년)보다 약 열흘 이상 빠르게 첫서리와 첫얼음이 관측됐다. 12월 14일~27일에는 강추위가 이어지며 전국 최저기온이 영하 8.7℃를 기록하며 평년 대비 4.7도 떨어졌다.
태풍은 평년보다 많이 찾아왔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5개로 평년 3.4개를 넘는다. 7년 연속으로 9월에 태풍의 영향을 받았는데, 제11호 태풍 ‘힌남노’은 지난해 9월 한반도에 상륙해 11명(사망) 인명피해와 2439억 원의 재산피해를 초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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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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