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12일 전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인 가운데,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뿌옇게 흐려진 하늘 너머로 보이는 남산 타워를 휴대폰 카메라에 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전국 하늘이 고농도 황사로 누렇게 뒤덮였다. 차가운 북서풍을 타고 유입된 중국발 황사에 미세먼지 농도가 올해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프로야구 경기가 취소되고 전국의 학교에서 체육 등 실외 활동이 단축·금지됐다.
환경부는 12일 전국을 뒤덮은 황사의 영향으로 전국 미세먼지 농도가 제주에서 한때 최고 828㎍/㎥까지 치솟는 등 ‘매우 나쁨’(151㎍/㎥ 이상)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환경공단의 대기질 측정시스템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99㎍/㎥로, 미세먼지 농도가 국내 대기환경기준(24시간 평균 100㎍/㎥)의 3배 가까이 오른 것은 올해 처음이다. 종전 최고치는 지난 1월7일 125㎍/㎥였다.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며, 이날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예정됐던 2023 케이비오(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2차전 경기가 취소됐다. 케이비오는 초미세먼지 150㎍/㎥ 이상, 혹은 미세먼지 300㎍/㎥ 이상 대기 상태가 2시간 넘게 지속되는 경우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취소 결정이 난 오후 5시께 경기장 일대 송파구 미세먼지 농도는 323㎍/㎥로 확인됐다. 앞서 양 팀 선수들도 미세먼지를 피해 야외 훈련을 거의 하지 않았다.
학교 현장에서도 체육 활동 등 실외 활동이 단축되거나 금지됐다. 교육부는 이날 시·도교육청을 통해 황사 위기경보 ‘주의’ 단계에 따라 △체육 활동 등 실외 활동 단축 또는 금지 △필요시 등·하교 시간 조정 등 학사일정 조정 등 학생안전조치 사항을 각급 학교에 신속하게 안내·시행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현재 내몽골고원 등 중국에서 황사가 추가로 발원하지는 않는 상황이지만, 잔류한 황사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13일에도 전국의 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14일 비가 내리면서 다소간 씻겨나갈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서쪽에서 기압골이 다가오면서 14일 오전 제주와 전남 남부 서해안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오후에는 남부지방 전체, 밤에는 충청권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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