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3차 발사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누리호’가 무인특수이동차량에 실려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체조립동에서 발사대로 이송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세번째 우주를 향한 누리호의 도전에는 8기의 위성이 탑재체로 함께 한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 때 실린 것은 성능검증위성과 큐브위성(초소형 위성) 등이었으나, 이번엔 모두가 연구나 시험 목적을 넘어 실제 활용될 실용위성이라는 점이 크게 다르다.
3차 발사 누리호의 주탑재위성은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NEXTSAT-2)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공우주연구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 위성은 고도 550㎞의 태양동기궤도(궤도면이 태양과 항상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는 궤도)에서 2년 동안 영상레이다 기술 등 핵심기술의 우주 검증과 지구 관측, 근지구 궤도 우주방사선 관측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를 위해 해상도 5m·관측폭 40㎞의 영상레이더(SAR)와 우주방사선 관측기 외에 지피에스(GPS)-갈릴레오 복합항법수신기, 태양전지배열기 등 4가지 국산화된 핵심기술 장치가 장착돼 있다. 크기는 누리호에 장착된 상태에서는 가장 긴 쪽의 길이가 1340㎜이지만, 궤도에서 임무 수행을 위해 태양전지판을 펼치면 최대 길이가 5203㎜로 늘어나게 된다.
부탑재위성인 7기의 큐브위성 가운데 4기는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군집 위성 도요샛(SNIPE)이다. 도요샛은 550㎞ 궤도에서 4기가 군집을 이뤄 ‘편대 비행’을 하며 지구 자기장 등 우주날씨의 시·공간적 변화를 관측해 예·경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임무를 띄고 있다.
도요샛은 누리호의 발사체에서 20초 간격으로 사출된 직후에는 각각의 거리가 수 천㎞까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위성에 장착된 추력기를 이용해 간격을 좁혀 4기가 10㎞ 이내에서 일렬 종대를 형성해 편대 비행을 할 예정이다. 약 3개월간 종대 비행을 마친 뒤에는 궤도 제어를 통해 비행 방향과 직각이 되게 각각의 거리를 최대 수백㎞까지 벌려 횡대 비행을 하게 된다.
도요샛은 오로라 발생 입자, 지피에스(GPS) 신호를 교란할 수 있는 전리권 플라즈마 버블 등도 관측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유하게 된다. 천문연은 도요샛 관측자료 수신에 나사의 시설을 이용하고 수신한 자료를 공동 활용하기로 했다.
나머지 큐브 위성 3기는 국내 민간업체들이 제작한 것들이다. 영상자료처리장치, 위성전력계 등의 우주부품 전문 개발기업인 루미르의 큐브위성(LUMIR-T1)은 궤도에서 우주방사능의 양을 실시간 측정해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정밀 위치제어 전문기업인 져스택이 개발한 큐브위성(JAC)은 해상도 4m의 우주용 광학 카메라와 자세 제어를 위한 별추적기, 반작용 휠 등 위성 플랫폼 주요 부분품에 대한 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카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큐브위성(KSAT3U)은 22㎜ 편광카메라를 이용해 한반도 지표면의 편광 데이터를 수집하고 위성의 우주궤도 이탈 기능을 실증하는 것이 임무다. 이 기능은 위성이 기능 고장이나 임무 종료때 스스로 ‘궤도 이탈(Deorbit) 시스템’을 작동시켜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소멸돼 궤도에 우주 쓰레기로 남는 것은 방지하는 기능이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