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에 올해 첫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5월11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 전광판에 관련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줄지 않고 현재 추세대로 이어질 경우, 이번 세기말 한국의 여름 하늘은 높은 오존 농도로 신음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기상청은 6일 국가표준 기후변화 시나리오와 대기화학 결합모델 등을 한반도 기후 자료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현재와 유사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미래에도 지속된다는 가정을 담은 ‘고탄소 시나리오’(SSP3-7.0)의 예측을 보면, 2081~2100년 5월부터 9월까지 고농도 오존 발생에 유리한 날이 현재(53.3일)보다 34일 더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오존의 평균 농도도 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고농도의 오존은 대기 온도가 높고 일사량이 많을 때 나타난다. 고농도 오존에 노출되면, 호흡기와 눈이 자극받아 따끔거리고 심할 경우 폐 기능 저하를 불러온다. 특히, 천식과 폐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여러 합병증을 일으킨다.
지금과 유사한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일 최고기온 또한 3.8도 올라, 25도 이상의 무더운 날도 현재보다 43일 늘어나면서, 한반도는 아열대 기후로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또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미세먼지 등 대기 질만 크게 개선될 경우엔, 일 최고기온은 4.2도 증가하고, 고농도 오존 발생 기상조건일은 39일 늘어나지만, 오존 농도는 17%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대기질을 악화시키지만, 햇빛 통과를 막아 기온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대기 질 개선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도 병행되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우리나라 오존 평균 농도가 현재에 견줘 41%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먼 미래에 고농도 오존 발생에 유리한 기상조건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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