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9일 수소발전 입찰공고를 통해 세계 최초로 수소발전 전용 입찰시장을 개설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앞으로 수소발전은 입찰시장을 통해 발전기술 간 경쟁을 촉진하고 발전단가 인하를 유도한다”며 이런 내용을 밝혔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수소 또는 수소화합물(암모니아 등)을 연료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공급하는 제도다. 구매자인 한국전력공사와 구역전기사업자는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을 고려해 산업부가 고시한 바에 따라 수소발전량을 구매해야 한다. 공급자인 수소발전사업자는 구매량에 대한 경쟁입찰을 통해 수소발전량을 구매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그동안 수소발전은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를 기반으로 연료전지(수소와 산소의 화학에너지를 전기화학 반응에 의해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하는 발전장치) 등을 통해 보급됐으나, 태양광·풍력과 다르게 연료비가 소요돼 별도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정부는 수소발전을 이 제도에서 별도로 분리해 연료전지 외 수소터빈, 암모니아 혼소 등 다양한 수소발전 기술들이 경쟁할 수 있는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마련하게 됐다.
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일반수소 발전시장과 청정수소 발전시장으로 구분된다. 이번에 개설된 일반수소 발전시장은 그동안 연료전지가 보급된 생태계를 고려해 연료전지에 활용되던 추출수소, 부생수소의 사용을 허용하되 분산형 전원으로서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구성됐다. 추출수소와 부생수소는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해 ‘그레이수소’로 불린다. 추출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뽑아내는데, 이 공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부생수소는 석유화학 공정이나 철강 등을 만드는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나오는 수소로, 열분해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청정수소 발전시장은 청정수소를 사용하는 발전기만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에서 나오는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생산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그린수소’와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등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블루수소’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정수소 발전시장은 청정수소 인증제 및 관련 법령이 마련된 이후인 내년 상반기 개설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첫 제도 시행임을 고려해 올해 입찰시장을 상·하반기 각 1회씩(본래 연 1회) 개설할 계획이다. 이날 입찰시장 관리기관(전력거래소)을 통해 공고된 상반기 입찰물량은 올해 입찰물량의 절반인 650GWh(기가와트시)이다. 최종 낙찰자는 발전단가인 가격 지표와 전력계통 영향, 산업·경제 기여도 등 비가격 지표를 종합 평가해 8월 중순에 선정될 예정이다.
기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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