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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명품 브랜드 기후대응 ‘언박싱’ 했더니…샤넬은 ‘F학점’

등록 2023-08-10 07:00수정 2023-08-10 09:23

케이팝 팬들 ‘명품 언박싱: 그린워싱 에디션’ 보고서 발표
“블랙핑크 홍보 셀린느·디올·생로랑 등 지구에 도움 되길”
샤넬 매장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샤넬 매장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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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를 홍보대사로 둔 샤넬, 셀린느, 생로랑, 디올의 기후 약속 이행 평가가 모두 낙제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케이팝 팬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만든 디지털플랫폼 ‘케이팝포플래닛’과 국제환경단체 ‘액션스픽스라우더’는 명품 기업들의 기후 위기 대응 노력을 평가한 ‘명품 언박싱: 그린워싱 에디션’ 보고서를 9일 발표했다.

이들은 독일의 기후 연구 단체 ‘뉴클라이밋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의 ‘기업 기후 책임 모니터’보고서를 바탕으로 샤넬, 셀린느, 디올, 생로랑 등 4곳이 공개한 탄소배출량, 재생에너지 전환 계획 등을 평가했다. 다만 샤넬을 제외한 브랜드는 자료를 모기업 차원에서만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생로랑은 케어링, 셀린느와 디올은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차원에서 평가했다. 블랙핑크의 제니, 리사, 로제, 지수는 각각 샤넬, 셀린느, 생로랑, 디올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보고서는 케어링(생로랑)을 ‘D’, LVMH(셀린느, 디올)를‘E’, 샤넬을 ‘F’ 등급으로 평가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비롯한 6개 지표(최대 3점)를 평가해 15점 초과는 ‘A’, 3점 이하에는 ‘F’ 등급을 매겼다 .

샤넬 등 4곳 명품 브랜드의 2021년 탄소배출량은 2020년과 견줘 모두 늘어났다. 샤넬은 67%, LVMH는 34%, 케어링은 12% 증가했다. 이들이 2021년 배출한 탄소는 약 930만톤(이산화탄소 환산량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섬유산업의 허브인 캄보디아(인구 약 1695만명)가 같은 해 배출한 탄소 약 1696만톤의 절반이 넘는 양이다.

특히 샤넬은 2030년까지 ‘스코프 3’(직접 제품 생산 외에 협력사, 물류, 제품 사용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의 배출량 절대 감축 목표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어링과 LVMH의 2030년 스코프 3 배출량 절대 감축 목표는 각각 40%, 30%다.

블랙핑크가 홍보대사로 있는 샤넬, 생로랑, 셀린느, 디올의 기후 대응 평가 인포그래픽.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블랙핑크가 홍보대사로 있는 샤넬, 생로랑, 셀린느, 디올의 기후 대응 평가 인포그래픽. 케이팝포플래닛 제공

재생에너지 전환과 관련해서 케어링은 공급망을 포함해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LVMH와 샤넬은 공급망 차원에서의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제시하지 않았다. 보고서는 “패션 산업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 대부분은 공급망에서 발생한다. 특히 소재 생산 단계에서만 약 52%가 배출된다”며 공급망에서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약속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2030년까지 공급망 내 100% 재생에너지 사용 약속 △1.5도 지구 온도 상승 제한을 위해 2030년까지 절대 배출량 43~48% 감축하는 목표 수립 △공급망 관련 정보 투명성 제고 등을 촉구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캠페인은 올해로 데뷔 7주년을 맞는 블랙핑크의 데뷔(2016년 8월 8일)주간에 맞춰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다. 블랙핑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후 행동 홍보대사로, 글로벌 기후회의인 COP26(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홍보대사를 거쳐 현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를 알리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블랙핑크 프랑스’ 팬클럽 운영진 K는 “우리는 블랙핑크가 환경에 대해 보여온 헌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팬의 입장에서 블랙핑크가 홍보하는 것들이 지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는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케이팝 스타를 계속 활용해 훗날 고객이 될 수 있는 우리에게 제품을 팔 계획이라면, 책임감을 갖고 실질적인 기후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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